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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보겠습니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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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보겠습니다. ‘꼭 해내고야 말겠다’는 아주 적극적인 말도 아니고,그렇다고 포기해버리는 낙담이 담긴 말도 아닌,미묘하게 희망찬 말이다. 소라, 나나, 나기. 편부모 가정에서 자랐다는 공통점을 가진 세 사람이 ‘나나’의 임신으로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그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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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보겠습니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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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해보겠습니다.

‘꼭 해내고야 말겠다’는 아주 적극적인 말도 아니고, 그렇다고 포기해버리는 낙담이 담긴 말도 아닌, 미묘하게 희망찬 말이다.

소라, 나나, 나기. 불완전하면서도 불안한 존재, 편부모 가정에서 자랐다는 공통점을 가진 세 사람이 ‘나나’의 임신으로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그려간다.

애자는 허망하게 남편을 잃고 스스로 죽어간다. 그녀의 딸들뿐만 아니라 그녀 자신조차 돌보지 않고 서서히 죽어간다. 아무래도 좋을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들을 인생에 가득 채우고 세계란 원한으로 가득하며 그런 세계에 사는 일은 고통스러울 뿐이라고 말한다. 어차피 살다가도 어느 순간 허망하게 죽을 뿐이므로 열심히 살아갈 필요가 없다고 딸들에게 끝없이 세뇌한다. 그리고 그녀의 딸들은 그런 환경 속에서 자라난다.

그러던 어느 날, 나나는 임신을 하게 되고 소라는 나나가 애자처럼 될까봐 두렵다. 소라에게 아기를 낳는다는 것은 엄마가 된다는 것이고 엄마가 된다는 것은 애자가 되는 것이다. 나나도 생각이 많다. 아이의 아버지인 모세씨와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정하곤 이기적인 결심일지 고민한다. ‘내 고통에 관해서만 맹렬하게 생각하고 있었을 뿐, 저기 분명한 고통에 관한 것은 생각해보려고 하지도 않는 것’이 나나가 가장 혐오하는 ‘애자와 가장 가까운 마음’이기 때문이다. 나나와 소라의 애자에 대한 생각은 참 복잡하다.

소라, 나나, 나기 세 사람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의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1인칭 시점의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듯한 서술 때문에 어느새 동화되어 읽게 된다. 남편을 잃고 서서히 죽어가며 그 외의 것들은 신경쓰지 않는 애자와 그녀의 두 딸, 소라와 나나. 모세씨와 그 기묘한 가족. 남편이 죽은 후 홀로 아들을 키우고 소라와 나나를 돌봐주었던 순자. 모세의 아이를 가져 곧 엄마가 될 나나까지, 이 글에는 참 여러 부모가 나온다.

그리고 여기서 던지는 화두는 ‘나는 태어나길 잘했는가?’ 이다.

그런 나나와 소라는 서서히 변해간다. 다음 문장에서도 알 수 있었다.

P.221

나는 예전엔 이런 뉴스를 들으면 지구가 망하나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별다른 감상이 없었거든. 그런데 요즘엔 그렇게 생각할 수가 없어. 아기가

태어났는데 세상이 그렇게 끝나버리면 너무 억울하잖아. 모처럼 낳았고 모처럼 태어났는데 그냥, 세계가 끝나버린다면.

엄마가 되는 것에 익숙해져가는 나나와 소라. 그리고 결국 그들이 내린 결론이 바로 ‘계속해보겠습니다’이다. 정답이야 없겠지만 그것이 정답인 것처럼 느껴지고 그들을 응원하고 싶어지는 것이 참 묘하다. 이 소설에서 또 눈에 띄는 것은 ‘소리’에 대한 묘사가 많고 예쁘다는 것이다. 소리로 풍경을 그려보게 된다. 나나가 모세씨와의 결혼을 거절하는 모습과 그 이유도 참 인상 깊었다. 사소해보이지만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나나가 그것을 후회할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지만 용기있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 편부모, 미혼모라는 무거운 주제를 미혼모 본인과 그 주변사람들 개인의 내밀한 시점으로 서술하는 것이 독특했다. 나와는 멀어 보이지만 내 주위에 존재할 것이 분명한 그들이기에 이 소설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

P.43

순자씨는 시장에서 과일을 팔아 번 돈으로 나기와 둘이서 살아가고 있었다. 일찍 집을 나선 뒤 종일 바깥에서 지내다가 해가 지고도 한참 뒤에야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었다. 피곤했을 것이다. 한겨울에 사과궤짝을 들다가 뇌출혈로 죽고 만 남편이 남긴 빚도 상당해 경제적인 면으로도 간단하지 않은 생활이었다. 그런데도 아침이면 어김없이 신발장 위에 나나와 내 몫의 도시락까지, 납작하게 얹혀 있었다. 나나와 내가 급식으로 점심을 먹을 수 있는 학교로 진학할 때까지, 육년이나.

정말 맛있었지.

특별하게 화려한 반찬도 없었는데.

도대체 비결이 뭐냐고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순자씨는 나를 한번 쓱 바라보더니 연륜, 이라고 대답했다. 나이를 말하는 거냐고 묻자 단순하게 그런 것은 아니라고 그녀는 말했다.

새끼를 먹여본 손맛이지.

그런 연륜, 하고 그녀는 덧붙였다.

P.136

있지.

애자는 거두절미, 행복하니, 하고 묻습니다.

이쪽의 대답은 기다리지 않고, 아기를 가져서 행복하니, 하고 다시 묻습니다.

행복하니. 행복하니. 행복하니.

행복하니.

저주처럼 몇번이고 반복되는 질문을 듣습니다.

……왜 행복하냐고 물을까.

애자는 아이를 낳고, 행복했을까.

소라와 나나를 낳고, 행복했을까.

행복했으므로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행복하냐고 묻고 있는 걸까. 얼음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머리끝부터 서서히 차가워집니다.

P.142

비로소 자각했습니다.

나는 내 고통에 관해서만 맹렬하게 생각하고 있었을 뿐, 저기 분명한 고통에 관한 것은 생각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그거야말로 나나가 가장 혐오하는 애자와 가장 가까운 마음이라는 것을. 그 옛날, 나기 오라버니가 나나의 뺨을 때려 가르쳐준 것을 완전하게, 잊고 있었다는 것을.

P.147

없어요,라고 말하는 모세씨에게 모세씨는 궁금한 적 없었나요,라고 물었습니다. 아버지는 왜 요강을 남의 손으로 비울까, 어머니는 왜 남의 요강을 비울까, 그런 걸 묻고 대답을 듣고 싶었던 적이……거기까지 말했을 때, 남이라뇨, 하고 모세씨가 말했습니다.

남이라고 할 수 있나.

남이 아니에요?

어떻게 남이죠?

남인데.

가족인데.

가족은 남이 아닌가요?

남이 아니죠.

단호하게 말하고 모세씨는 포크로 찍은 당근을 입에 넣고 오독오독 씹었습니다. 그 모습이 유별나게 낯설어 한동안 바라보았습니다. 남이 아니라니 모세씨는 진심인 걸까. 남이 아니라서 모든 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다 알고 있으니까 더 알 필요도 궁금하게 여길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하지만 나나는 모르는것투성이인데. 애자에게도 소라에게도 나기 오라버니에게도 지금 이 순간 모세씨에게도, 모르는 것이 잔뜩인데. 가족이라도, 모르는것투성이.

P.182

이기적인건가. 모세씨가 나더러 그랬어. 이기적인 사람이래. 아이가 받을 사회적인 대미지라나 그런 걸 왜 생각해보지 않는냐고 했는데 나는 정말 그런 걸 덜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남들이 뭐라고 말하든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생각을 덜 했으므로 자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 내가 무언가를 각오했다는 이유로 아기까지 무언가를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이러쿵저러쿵, 세계라는 것이 있으니까. 아니 도대체 세계라는 것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잖아. 세계는 어때? 괜찮아? 아기를 낳아도 괜찮아, 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은 괜찮아? 나를 왜 태어나게 했어, 아기가 그렇게 말하면 어떡하지? 저기, 인간의 수명은 보통 팔십년이잖아. 그런데 내내 불행할 뿐이라면 어쩌지? 나 때문에 태어난 아기가, 삼십년이고 사십년이고 불행할 뿐이라면 어떡하지? 괜히 태어났어, 라고 생각한다면? 생각하고 생각해도 생각할 것이 남아 있는 것 같아. 그래서 더 생각하고 싶은데, 그런데 생각을 더 하다보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좋은가, 정말 좋은가, 그런 생각까지 하게 돼. 있잖아, 모두들 어떻게 하는 걸까. 모두들 어떻게 아기를 만들어? 어떻게 아기를 낳아? 모두 이런 걸 부지런히 생각하며 아기를 만드는 거야? 실은 모두들 부지런하게 이런 걸 고민한 결과로 아기를 낳고 살 결심을 하는 거야?

P.200

그 사람들보다 나나가 훨씬 건강하다고 나는 생각해 누가 뭐래도. 나나는 건강해. 그리고 대견해. 나나도 대견하고 나도 대견하고 나기도 대견해. 그 사람들 말대로라면 나나도 나도 나기도 편부모 상황에서 자랐잖아. 이 정도로 자랐잖아.

P.221

나는 예전엔 이런 뉴스를 들으면 지구가 망하나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별다른 감상이 없었거든. 그런데 요즘엔 그렇게 생각할 수가 없어. 아기가 태어났는데 세상이 그렇게 끝나버리면 너무 억울하잖아. 모처럼 낳았고 모처럼 태어났는데 그냥, 세계가 끝나버린다면.

 

P.227

애자는 요즘도 밤에 전화를 걸어옵니다.

가엾게도.

애쓰지 마.

의미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덧없어.

아무래도 좋을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

목숨이란 하찮게 중단되게 마련이고 죽고 나면 사람의 일생이란 그뿐,이라고 그녀는 말하고 나나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인간이란 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나나는 생각합니다.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

즐거워하고나 슬퍼하거나 하며, 버텨가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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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 물건을 버린 후 찾아온 12가지 놀라운 인생의 변화
사사키 후미오 지음, 김윤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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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스트와 미니멀리즘에 대해 설명하고 `버리는 법`을 알려주는 책.
버린는 것에서 생각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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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 물건을 버린 후 찾아온 12가지 놀라운 인생의 변화
사사키 후미오 지음, 김윤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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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

2016.03.03 - 03.10

<책소개>

버릴수록 행복하다!

집에 있는 옷장이나 책상 서랍에서 자주 꺼내 입는 옷,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물건은 얼마나 될까? 우리가 소유한 물건 중 실제로 사용하는 건 채 20퍼센트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 또한 10여 년간 작은 집 안에 침대와 소파, 책상과 책, CD, 앤티크 카메라 등 온갖 물건들을 쌓아두고서 그것이 가치이자 행복으로 믿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필요한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며 사는 ‘미니멀리스트’가 되었고, 물건을 줄일수록 행복해진다는 사림을 깨달았다. 저자는 물건을 하나씩 버리며 얻은 만족의 과정을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미니멀리스트’란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 소중한 것을 위해 물건을 줄여나가는 사람이다. 저자는 물건을 버리기 시작하면서 자신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에 대해 스스로 묻고 생각하게 되었고, 남과 비교하는 습관이 없어졌다고 고백한다. 책에는 지저분하고 물건으로 가득했던 집이 ‘미니멀리스트의 모델하우스’로 바뀐 저자의 집을 확인시켜 주는가 하면, 미니멀리스트의 실속 아이템 등 다양한 사례를 함께 실었다. 또한 삶의 부피를 줄이면서 찾아온 12가지 놀라운 삶의 변화와 행복에 대한 저자의 생각들이 담겨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

책의 가정 처음 나오는 방의 사진들은 미니멀리스트들의 방이다. 보기만 해도 부러운, 잡지 속 방인 것만 같다. 하지만 정말 그들은 거기서 산다.

물건의 홍수 속에서 핑계만 대다

물건을 쌓아두고 살던 시절, 나의 하루 일과는 다음과 같았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우선 옷을 벗어 소파에 던져놓는다. 그러고는 욕실에 들어가 깨진 지 오래된 세면대에서 이를 닦고 샤워를 한다. 미리 녹화해둔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잔뜩 빌려둔 영화 DVD를 보면서 큰 맥주 캔 하나를 비운다. (중략)

다음 날 아침, 이불 속에서 한참이나 꾸물거리다 마지못해 일어난다. 10분 간격으로 맞춰둔 알람을 계속 무시하다가 날이 훤히 밝아보면 겨우 일어난다. 전날 마신 술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리고 몸은 늘어진다. (중략)

항상 똑같은 출근길에 싫증을 느끼며 일터로 향한다. 출근해서도 바로 일을 시작하지 않는다. 아직 두뇌 엔진이 가동되지 않은 탓이다. 일단 퓨터를 켜고 인터넷 사이트를 들여다보며 시간을 허비한다. 그러다가 메일이 와서 재빨리 회신하거나 자판을 두드릴 때면 스스로 일을 잘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오후에는 밀린 잡무를 처리하는 데 열중하느라 정말로 중요한 일에는 손도 대지 못한다. 저녁 시간이 다가오면 그날 일을 끝내서가 아니라 어느 정도 시간이 되었다는 이유로 퇴근을 한다.

나는 이 모든 일에 주절주절 핑계를 댔다. 더 나은 환경이 주어졌더라면 나도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하는 것은 밤늦게까지 일했기 때문이며 살이 찌는 것은 체질 탓이다. 적은 월급 때문에 넓은 방으로 이사도 못 한다. 방이 좁으니 금세 지저분해져도어쩔 수 없다. 임대라 내 집도 아닌데 청소는 해서 뭣하랴. 만일 내 집이고 좀 더 넓은 집이라면 분명 나도 깨끗이 해놓고 살았을 것이다.

 

빈둥거리는 시간

집 안이 간소하고 깨끗하면 빈둥거리는 시간도 줄어든다. 예전에는 휴일에도 곧잘 침대에 누워 저녁까지 뒹굴뒹굴하곤 했다.

어제 쌓아놓은 설거지를 해야 하는데! 청소기도 돌려야 하고이 시트는 언제 빨았더라? 그래, 하자. 어떤 일부터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일까? 세탁기를 돌리는 동안에 청소랑 설거지를 하는 거야. 아냐, 지금 입고 있는 옷도 빨아야 하니까 일단 청소하고 나서 빨래를 하는 게 낫겠어. 에이, 왠지 귀찮은 걸. 일단 텔레비전부터 켜자.’ 늘 이렇게 끝없이 되풀이되었다. 하지만 물건이 적으면 매일 해야 할 일도 적다. 눈앞에 보이는 자잘한 일거리를 잇달아 해치우기 때문에 쌓이질 않는다. 어떤 일이든 빠릿빠릿하게 움직여 처리할 수 있다.

저자가 미니멀리스트가 되기 전의 생활이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딱 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옷이 싸게 팔길래, 어울리지는 잘 모르겠지만 유행이라길래 옷을 사본 적 있는 사람, 필요하지는 않지만 사두면 언젠가는 필요하겠지 하면서 물건을 사본 적 있는 사람,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뭐부터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해하다가 그냥 멍 때리며 스마트폰이나 들여다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씩은 경험해 봤을 만한 일상이다.

복잡하고 강박적인 생활, 생각할게 너무 많은 생활, 할 일이 너무 많아 우왕좌왕하는 생활, 눈에 보이는게 너무 많아서 집중을 하려다가도 딴 생각을 하게 되는 집중력 없는 생활 등. 이런 상황 속에 있는 내가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고 단언하는 이 책은 정말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다.

저자는 미니멀리스트가 무엇인지 정의하고 그것이 왜 좋은지, 물건에 싫증을 내는 이유와 우리가 계속해서 물건을 사들이게 되는 이유에 대해 잘 풀어 설명했다. 불필요한 물건을 자꾸 사 모으게 되는 것은 그 물건으로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고 싶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말한다.하지만 물건에서 오는 만족은 그 생명이 짧고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꾸자꾸 새로운 물건을 사게 된다. 이런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새로운 물건이 아니라 ‘나는 이 정도면 나에게 최고의 물건들을 충분히 가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물건 속에 파묻혀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저자가 물건들을 버리기 시작하면서 일어난 변화를 개인적인 경험들을 들어가며 속속들이 설명하기 때문에 더 공감이 가고 재미있었다.

미니멀리스트란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다. 무엇이 소중한지를 알고 그 외의물건을 과감히 줄이는 사람이다. 필요 없는 물건에서 해방되고 정말 소중한 물건들만 소유하기 때문에 편안하고 청소도 쉽고 집이 넓어지고 물건에 쏟는 시간이 줄어든다. 그렇기 때문에 여유시간도 늘어난다. 물건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다. 그래서 마음이 편하다. 신경 쓸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집중력도 올라간다. 저자는 단순히 버리는 것의 효과와 버리는 방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미니멀리즘을 통해 행복해지는 법에 대해 말한다.

 

“Simple is best” 내가 참 좋아하는 말이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생각이 너무 많아 주저하기만 하다 아무것도 못하고 끝나는 것은 이제 지겹다.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오는 잡동사니들도 지겹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볼펜 다 써가네. 새거 있나? 아까부터 옆에 메모지가 보이는데… 메모지를 너무 많이 쌓아두고 사나? 좀 줄일까? 아 맞다. 달력 보니까 할 일이 또 떠오르네’ 하고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이 너무 싫다.

저자는 말한다. 그 사람이 지내는 공간이 바로 그 사람의 내면이라고. 내 방=내 내면 이라면, 나는 분명 바꾸고 싶을 것이다. 낡아 버린 것들은버리고 필요 없는 것들은 비우고 더러워진 것들은 닦고 정말 내가 원하는 것들로만 꾸미고 싶을 것이다. 그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물건에서 해방되고 정말 소중한 것들만 소유하게 되면, 편안하고 여유로워지고 충만해진다. 늘 막연히 꿈꾸던 ‘비우는 삶, 단순한 삶’을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보고만 있어도, 그 공간에 있기만 해도 피로가 풀리는 것 같은 그런 공간을 만들어야겠다. 너무 많은 것들이 있어서 정작 ‘나’라는 사람이 누울 공간조차 없는 그런 공간은 나도 싫다. ‘내’가 주체인 그런 공간, 그런 삶을 살자.

+)개인적으로 새롭다, 유용하다고 생각했던 비움의 기술!

rule 04 버리지 못하는 이유를 확실하게 파악하라

rule 09 확실한 쓰레기부터 버려라

rule 13 필요한 물건과 갖고 싶은 물건을 구분하라

rule 14 버리기 힘든 물건은 사진으로 남겨라

rule 15 추억은 디지털로 보관하라

rule 16 물건 씨의 집세까지 내지 마라

rule 18 수납장이라는 둥지를 버려라

rule 19 데드 스페이스를 살리지 마라

rule 20 영원히 오지 않을 ‘언젠가’를 버려라

rule 23 버릴 때 창조적이 되지 마라

rule 26 아직도 설레는지 확인하라

rule 33 열정을 갖고 말할 수 없는 물건은 버려라

rule 44 임시로 버려보라

 

◆◆◆

P.41

세상에 태어나면서 손에 뭔가를 쥐고 나온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태어났을 때 우리는 누구나 미니멀리스트였다. 그러나 자라면서 필요한 것 이상의 물건을 꽉 움켜쥘 때마다 우리는 그만큼의 자유를 빼앗긴다.

P.53

내가 생각하는 미니멀리스트는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물건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이 소중한지를 알고 그 외의 물건을 과감히 줄이는 사람이다.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소중한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미니멀리즘에 정답은 없다.

P.57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정보량에 비해 인간의 하드웨어는 5만 년 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다시 말해 우리의 하드디스크이자 메모리, 프로세서인 뇌는 5만 년 전부터 진화하지 못하고 있다. (중략)

우리는 진화하지 못한 5만 년 전의 하드웨어에 정보를 지나치게 많이 쑤셔 넣고 있다. 한정된 하드디스크의 귀중한 메모리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물건을 사고 관리하는 데 낭비하고 있다. 당연히 이런 상태에서는 본래의 중요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잠깐의 기쁨에 시간과 열정을 낭비할 뿐이다. 때로는 그조차 귀찮아서 스마트폰 게임이나 가십거리, 술 등 손쉽게 자신을 속일 수 있는 일에 빠져버린다.

P.58

예전의 나는 ‘처리 중’이라는 아이콘이 빙글빙글 돌고 있는 느려터진 컴퓨터였다.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도 데이터는 가득 차 있고 해야 할 일도 너무 많았다. 한마디로 먹통이 되기 직전의 컴퓨터처럼 간단한 작업밖에 할 수 없었다. (중략)

느려진 컴퓨터를 다시 민첩하게 작동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새로운 컴퓨터가 획기적으로 발명될 전망은 어디에도 없다. 인간이라는 하드웨어가 5만 년 전부터 바뀌지 않았고 앞으로도 바뀌지 않는다면 필요 없는 것들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하드디스크의 데이터를 줄이고, 가동되는 애플리케이션을 줄여야 한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가벼워져서 새로운 답을 내야 할 때가 왔다.

P.98

아무리 물건이 많아도 일주일이면 전부 버릴 수 있다. 실제로 버리는 작업보다는 물건을 버리기로 결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P.112

그런데 여럿이 사는 사람들뿐 아니라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도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동거인이 있다. 동거인의 이름은 바로 ‘물건 씨’다. 물건 씨가 앉거나 눕는데 사용하는 공간은 여간 큰 게 아니어서 사람에 비할 바가 아니다.

우리는 대부분 넓은 집에 살고 싶어 하지만 그것은 자신이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물건 씨를 넓은 곳에서 살게 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물건 씨는 줄곧 집에만 있는 니트 족으로 집안일도 도와주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쓸데없는 일을 늘리는 데 한몫을 한다. 그런 물건 씨의 집세까지 기꺼이 내고 있지는 않은가? 당장 나가라고 하든지, 비만이 된 물건 씨가 바로 다이어트를 시작하도록 해야 한다.

P.119

물건을 버리려고 할 때 사람들은 놀라울 정도로 아이디어가 반짝반짝 한다. 평소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창조적인 기지를 발휘한다. (중략)

“예쁘긴 한데 쓰지 않을 거니까 이 향수병은 버리자. 아니야! 언젠가 시간이 되면 마트에서 전선을 사서 이 병을근사한 조명등으로 리폼하는 거야.”

아마도 그 조명등은 영원히 완성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물건을 버리는 일에서 도망치고 싶어서 억지로 생각해낸 아이디어다. 아무리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해도 자신을 믿지 마라. 물건을 버릴 때는 누구나 일류 크리에이터가 되곤 한다.

P.153

자신이 소유한 물건에 만족하느냐 아니냐는 물건의 개수와는 관계가 없다. 물건을 소유한다는 것은, 그 물건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강하게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뇌의 기억장치를 사용하라. 수많은 물건에 대한 조잡한 의식이 아니라 극히 적은 물건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소중하게 의식하라. 그렇게 물건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물건을 소유하는 만족감을 두 배, 세 배로 높여준다.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는 커피 잔을 두 개, 세 개 갖기보다는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마음에 드는 완벽한 잔 하나를 정성스럽게 닦으며 소중하게 다루는 편이 훨씬 만족도가 높다.

P.196

한순간에 불행해지는 방법이 있다. 바로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다.

P.198

이렇듯 물건보다 경험에서 오는 행복의 지속 시간이 훨씬 긴데도 사람들은 물건에 돈을 더 잘 쓴다. 그 이유는 경험보다는 물건이 남과 비교하기 쉽기 때문이다. (…)

“자신이 갖고 있는 핸드백은 다른 사람과 쉽게 비교할 수 있다.”

핸드백의 가치는 가격에서 확 드러난다. 브랜드라면 누구나 가격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비교하기 쉽다.

반면에 요가 레슨을 받는 것을 골프 치는 것과 비교하거나, 강에서 낚시한 경험과 산에서 캠핑한 경험을 비교하려면 상당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P.210

예전에 나는 한 가지 일에 계속 고민을 거듭하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일일이 다 따져보고 장단점을 비교했다.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느라 세월을 다 보냈던 것이다. 그러느라 또 지쳐서는 침대에서 정신없이 자곤 했다. 지금은 일단 행동으로 옮긴다. (중략)

하지만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려면 그만큼 빨리 출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행동을 통해 얻은 경험은 물건과 달리 빚 담보로 잡히거나 도둑맞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P.236

물건이 많으면 평소 집안일에 들이는 에너지가 너무 크다.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마음이 초조해지고 도와주지 않는 상대를 비난하기도 한다. 그래서 물건을 가능한 한 줄이는 편이 사람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한다.

P265

“이제 아이만 생기면 나는 행복해질 거야.”

내게 이렇게 말한 사람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행복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즉, 어떤 조건을 달성하기만 하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행복 산’의 정상에 오르기만 하면 그 산을 끝까지 오른 사람에게 행복이 제공된다거나 ‘행복 마라톤대회’에서 결승 테이프만 끊으면 행복이라는 이름의 메달을 받는다고 말이다. 하지만 행복은 그런 정상이나 목적지 같은 형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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