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메이 아줌마 (반양장) 사계절 1318 문고 13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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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를 통해 알게 된 책.

몇 줄의 인용구만 보고 반해서 구매해 읽게 되었다.

굉장히 얇고 글씨도 커서 아동? 청소년? 소설인가 싶었다.


서머는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친척집을 전전하며 눈치를 보는 6살짜리 꼬마였다.

그런 서머가 메이 아줌마와 오브 아저씨 부부를 만나 그들과 가족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메이 아줌마가 돌아가시게 되고, 슬픔에 잠긴 서머와 더 이상 살아갈 의욕마저 잃은 듯한 오브 아저씨가

어떻게 그 슬픔 이겨내는지에 관해 담담하게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큰 사건이나 격한 감정의 동요는 없지만 작은 이야기 하나하나,

따듯하지 않은 구석이 없는 말 그대로 ‘동화’같은 이야기였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서 오는 슬품과 절망을 이기는 것은 또한 ‘사랑’임을 보여주는 이야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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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도 그렇게 사랑받았을 것이다.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날 밤 오브 아저씨와 메이 아줌마를 보면서 둘 사이에 흐르던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중략)

가엾은 우리 엄마는 나를 받아 줄 누군가가 나타날 때까지 내가 살아갈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사랑을 남겨 두고 간 것이다.


 


P.16


메이 아줌마는 밭을 가꾸다가 돌아가셨다. ‘밭을 가꾼다’는 표현은 아줌마가 즐겨 쓰던 말이다.

파예트 군에서는 누구나 밭에 일하러 나간다는 표현을 썼는데, 그 말은 어쩐지 흙먼지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투덜거리며 일하는 광경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메이 아줌마는 밭을 ‘가꾸었고’,

아줌마가 그렇게 말하면 아주 사랑스런 사람이 머리에 노란 꽃 모자를 쓰고 어깨에 작은 울새들을 잔뜩 앉힌 채

귀여운 분홍 장미를 다듬는 장면이 떠오른다.


 


P.25


아줌마의 어머니 아버지는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메이 아줌마는 그분들이 아줌마를 지켜보았다고 한다. 혼자서 자라는 동안 아줌마의 마음속에서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지,

또 자신이 어떤 길로 가야 할지 일러 주는 강렬한 느낌이 한시도 떠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P.37


아줌마는 우리가 함께 살 수 있는 곳이 이 세상만이 아니라고 일러 주곤 했다. 이 세상의 삶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을 모두 얻지 못한다고 실망하지 말라고. 또다른 생이 우리를 기다린다고.


 


P.53


어떻게 보면 그 상황은 메이 아줌마의 장례식보다 더 장례식답고 푸근했다. 일단 장례식을 직업으로 삼은 장의사나 목사 같은 외부인들이 오면 사람들의 슬픔마저 어떤 틀에 맞춰야 한다. (중략)


장례식을 치르는 동안, 오브 아저씨와 나는 난데없이 사교계의 명사라도 된 듯했고, 그렇게 우리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목놓아 통곡할 기회조차 빼앗기고 말았다. 사람들은 우리가 어떤 틀에 맞춰 슬퍼하기를 바랐다.


 


P.82


트레일러 천장이 낮아서 박쥐와 눈이 마주칠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조금도 무섭지 않았다. 나는 그 짐승을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지 않는 사람의 품에서 자라고 있었으니까. 나는 박쥐를 무서워할 이유가 없었지만, 나중에 좀더 자라서 사람들이 대부분 박쥐라면 기겁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두려움이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었다. 어쩌면 두려움이란 우리를 키워 주는 사람에게서 물려받는 게 아닐까.


 


옮긴이의 말


P.131


일상 속에서 함께 살아가던 사람이 사라진다는 것, 부재(不在)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부재인 동시에

한 공간 속에서 그와 함께 있었던 ‘나’의 부재를 뜻한다. 곧 그 존재의 상실과 더불어 ‘나’위 상실이 초래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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