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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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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어떤 자식이든 자식이라면 모두 듣고 싶어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특히 엄마이거나, 딸을 둔 엄마이거나 딸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엮은 만큼 책을 읽는다기보다 정말 편지를 한 장 한 장 읽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초반에는 낯선 형식과 분위기에 좀 버벅대고 심드렁했는데 익숙해지니 점점 빠져들어서 쭉쭉 읽어나갔다.
초반엔 솔직히 조금 지루했는데 갈수록 퐁당 빠져서 읽었다.
주로 ‘어떤 책’을 인용하면서 작가 자신의 이야기와 생각을 덧대어 삶의 지혜를 들려주는 형식인데
듣고 있으니 그 ‘어떤 책’들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마구 들어 ‘읽고 싶은 책 list’가 또 확 늘었다.
계절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편지니 그에 맞춰 조금씩 조금씩 읽어 나가도 좋겠다.
글에도 말투가 있다면 이건 확실히 조곤조곤이다! 특유의 조곤조곤한 말투가 익숙해지고 나면 참 편안하게 느껴진다.
‘이건 아닌 것 같은데! 반댈세!’ 하는 부분이 나와도 조곤조곤한 말투 때문에 일단 계속 듣게 되고(읽는 게 아니라 듣는 것 같은 책이다)
그러다 보면 ‘아 그럴 수도 있지. 그럴듯해’하고 생각하게 된다.
표현들도 참 예쁘다. 시인은 재능이 안돼서 포기하셨다고 했지만 시인을 하셨어도 충분했을 것 같다.
엄마가 딸에게 남겨주는 글. 얼마나 감동적일까?
작가가 아니더라도 편지 정도는 쓸 수 있으니(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서……)
나도 꼭 나중에 내 자식들한테 글을 남기고 싶다. 사랑을 듬뿍 담아!
에필로그에 딸의 편지도 참 멋있었다. 많은 딸들이 ‘나는 엄마처럼 살진 않을 거야!’라고 외칠 때 ‘당신처럼 살고 싶다.’고 말하는 딸.
나도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 어째 아이는커녕 결혼도 안 했는데 되고 싶은 엄마만 잔뜩 이다.......!
제목부터 따뜻하고 내용은 더 따뜻한 산문집이었다.
삶을 살아가면서 위로와 응원이 필요한 순간마다 펼쳐보게 될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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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中
사랑이란 무턱대고 덤벼들어 헌신하여 다른 사람과 하나가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과 미완성인 사람 그리고 무원칙한 사람과의 만남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사랑이란 자기 내부의 그 어떤 세계를 다른 사름을 위해 만들어 가는 숭고한 계기입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보다 넓은 세계로 이끄는 용기입니다.
P.29
그리고 지금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은 너와 너의 행위, 엄마와 엄마의 행위를 분리해야 한다는 거야. 이건 아주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란다.
엄마가 나무라는 것은 ‘너의 게으름’이지 ‘게으른 너’가 아니라는 거야. 우리가 비난에 상처 입는 것은 대개는 이 둘을 잘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지.
진정한 충고인지 비난인지는 사실 말을 하는 사람이 이 둘을 잘 구별하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해.
P.35
위녕, 엄마는 변화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력했다. 그런데 그 힘은 뜻밖에도 엄마 자신을 비난하는 데서 오지 않았어.
비난하지 않고 과거의 어리석고 못나고 나쁘고 꼴도 보기 싫은 내 자신을 잘 대해 주려고 노력하는 데서 그 힘은 왔단다.
어떻게든 그런 내 자신을 이해해 주고 다독여 주려는 데서 엄마는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었어.
(...)
엄마는 죄책감 따위는 날려 보내고 반성을 택한 거야. 죄책감은 우리를 병들게 하고 반성은 우리를 변화시킬 힘을 준다.
P.37
하지만 그 모든 것보다 중요한 것은 네가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넌 스무 해를 살았니? 어쩌면 똑 같은 일 년을 스무 번 산 것은 아니니?
네 스무살이 일 년의 스무 번의 반복이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야.
P.66
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 中
누군가를 호감을 갖고 좋아하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과는 다르다. 흔히 사람들은 부모나 형제를 사랑하지만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흔히 있는 일이다. 호감과 사랑이 모두 중요하기는 하지만 같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P.71
상처는 분명 아픈 것이지만 오직 상처받지 않기 위해 세상을 냉랭하게 살아간다면 네 인생의 주인 자리를 ‘상처’라는 자에게 몽땅 내주는 거니까 말이야. 상처가 네 속에 있는 건 하는 수 없지만, 네가 상처 뒤에 숨어 있어서는 안 되는 거잖아.
P.72
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 中
나는 네가 어떤 인생을 살든 너를 응원할 것이다. 그러니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네 날개를 마음껏 펼치거라.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다.
P.90
아니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기보다는 그냥 내가 나로 살아가는 그것 외에는 아무 방법도 없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고나 할까 말이야.
P.98
그래 가끔 눈을 들어 창밖을 보고 이 날씨를 만끽해라. 왜냐하면 오늘이 너에게 주어진 전부의 시간이니까. 오늘만이 네 것이다.
어제에 관해 너는 모든 것을 알았다 해도 하나도 고칠 수도 되돌릴 수도 없으니 그것은 이미 너의 것은 아니고,
내일 또한 너는 그것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단다. 그러니 오늘 지금 이 순간만이 네가 사는 삶의 전부, 그러니 온몸으로 그것을 살아라.
P.101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마라 中
우리는 모두 늘 우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배심원석에 앉혀놓고, 피고석에 앉아 우리의 행위를 변명하고자 하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다.
P.120
위녕, 엄마가 나이 들어 얻은 선물이 있다면 위대하다는 것이 단순하다는 것을 깨달은 거야. 그중의 하나가 사랑이야. 그걸 진부하다고 하면 안 된다.
너희들이 엄마, 엄마 부르는 소리가 인류가 탄생한 이래 수천만 년 동안 계속되었지만 누구에게든 가슴이 미어지고 절절한 그런 소리였듯이.
P.161
그의 말대로 누군가의 생은 한 순간이 아니라 전 생애로 대답해야 하는 것이니까.
엄마의 생각에 그는 운명이라는 것과 싸우고 끝내 그 운명에 대해 승리했다. 글쎄, 이작 이십 대인 네가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을까?
운명에 대해 승리하는 단 하나의 방법은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말을 말아야.
P.167
그러나 사람은 자신의 불행을 함께 한탄하는 것을 다른 사람을 위로한다고 착각할 때가 많아.
진정한 우정은 그의 성취에 그의 성공에 함께 진심으로 기뻐해 줄 수 있는가 아닌가에 있고, 이런 일은 대개는 ‘스스로가 스스로임을 좋아하고 행복한’,
스스로와 스스로의 삶에 긍정의 눈을 뜨고 있는 그런 사람들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더구나.
P.173
사람의 일생에도 이런 날이 있단다. 마음의 한 곳으로 한 방향으로 불어 대던 바람의 결이 바뀌는 그런 날. 그건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겠지.
P.178
엄마가 말했잖아 진정한 자존심은 자신에게 진실한 거야.
P.187
어떻게 당신을 용서할 수 있을까 中
대부분의 ‘해야 한다는 성명서’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실망을 준다.
누군가 자신의 엄격한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했을 때, 자신의 비현실적 기대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상해서 상대를 지목하고
그를 독선적으로 비난한다.
P.214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中
의심과 환락이 내 안에 파놓은 공허. 내 삶이 봉사와 나눔의 의미를 찾을 때마다 공허의 틈이 점점 좁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쾌락과 행복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물거품과 영원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탐욕과 우정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매 순간 우리는 사랑을 새로이 선택해야 한다. 일단 아주 작은 사랑이라도 그 해방감을 맛본다면 그 길은 그렇게 힘든 길이 아니다.
P.215
그러나 엄마는 네게 요구한다. 너는 언제나 사랑을 선택해야 한다. 쾌락과 행복 사이에서 행복을 선택해야 한다.
탐욕과 우정 사이에서 우정을, 허영과 진심 사이에서 진심을, 그리고 방항하려거든 열렬히 해야 한다.
P.233
내 안의 사막, 고비를 건너다 中
나는 온갖 의무들에서 벗어나야 했다. 나는 항상 어딘가에 출석해야 하고, 언제나 연락 가능해야 하고,
어떤 질문에 대해서든 늘 답변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그 모든 삶으로부터 떠나야 했다.
P.241
젊은 시절은 삶의 뿌리를 내리는 계절, 무사태평하게 그 시절들을 보내다가 이미 모든 것이 무겁게 익어 버린 가을날에 태풍이 덮치면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란다.
P.246
어느 날 말똥말똥한 정신을 잠재우려고 애쓰던 밤에 벌떡 일어나 일기에 썼던 그 말처럼, 다행입니다. 정말로. 내가 당신의 딸이라는 사실이 말입니다.
P.249
수없이 상처 입고 방황하고 실패한 저를 당신이 언제나 응원할 것을 알고 있어서 저는 별로 두렵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