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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도 - 관점을 뒤바꾸는 재기발랄 그림 에세이
김수현 글.그림 / 마음의숲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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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도, 내용도, 일러스트도 ‘예쁜 책’
새벽감성에 읽기 딱 좋은 책이다.
이 책이 유명해서 여기저기 이 책을 인용한 글들이 돌아다니는건지(그럼 정말 대단한 것이고),
아니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글들을 이 책에 끌어담은 건지는 모르겠지만(그럼 좀 실망이고)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말들과 발상이 많았다.
그래서 가끔 좀 지루해지는 감이 있었는데 그래도 일러스트가 예뻐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에세이 치고는 자신의 경험담을 줄줄 늘어놓기 보다는
마치 시처럼 음율을 살려 짧은 문구들을 모아놓은 명언집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소장하는 것도 좋지만 선물하기에도 좋은 ‘예쁜’ 책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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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
나의 청춘이라 불리는 시절은
언제나 내 나이에 맞는 삶이 무엇인가 하는 걱정과
그 기준을 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이 따라다녔다.
(중략)
아마 청춘의 누군가도 그럴 것이다.
안간힘을 다해 살아왔음에도,
삶을 지속할 수 있다는 최소한의 안정감도 느끼기 어려운 현실에서,
흔히들 청춘을 위로하려 하지만,
위로는 슬픈 이에게 필요한 것이지,
먹고 살아가는 것이 캄캄하고 절박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다.
P.22
헷갈리는 문제에 매달리다,
나머지 문제는 풀어보지도 못하고 시험을 망치지 말 것
종종 지나치게 신중한 행동은
지나치게 경솔한 행동을 부른다.
행동하지 않는 신중함만큼 경솔한 것은 없다.
P.30
시작에 있어 확신이 없다 해도,
꿈에 대한 유일한 확신은
만인 성공설을 설파하는 자기계발서나
용하다는 신림동 보살이 주는 것이 아니라
오직, 당신의 행동만이 줄 수 있을 것이다.
P.52
각자의 속도
우리는 종종 삶의 과업들을 연체하고 있다는 생각에 불안해하며
적령기라는 무게에 조급함을 느낀다.
그러나 산다는 건
누가 더 빨리 달성하고 성취하느냐가 중요하나 경쟁의 장도
인터넷 쇼핑몰처럼 비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우리가
여덟 살에 초등학교 입학,
열네 살에 중학교 입학,
열입곱 살에 고등학교 입학 등
그 나이에 따른 의무교육이 익숙해서
늦춰지는 대입이, 취업이, 결혼이
혹은 뒤쳐진다고 느껴지는 어떤 일들로 불안 할 수 있다.
그러나
성인 되어 데뷔한 배우가
아역배우에게 뒤쳐졌다고 이야기하지 않는 것처럼
전주가 아름다운 노래가 후렴이 아름다운 노래보다
더 대단하다고 이야기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에게는 우리의 때가 있는 것을 뿐
누구와 비교하여 더 빠른 것도, 더 늦은 것도 없다.
그러니 우리
그 작은 차이들에 움츠리고 고개 숙이지 말자
지금 우리는 무언가를 이뤄야 할 시기가 아니라
무언가를 이루어가는 시기일 테고,
그저 각자의 세계에서
각자의 삶을 세우며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대,
떳떳하다면 당당해라.
P.82
원고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문장에 공백을 없앤다면
해석이 불가능한 난해한 문장이 되듯이
우리 일상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공백을 없앤다면
그것 역시 해석하기 힘든 난해한 삶이 될 것이다
P.130
사랑의 첫 번째 함정은
사랑 역시 인간관계라는 걸 잊는 데 있다.
P.167
언제나 가장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마음인 것이다
P.242
삶을 둘러보고
때로는 방황도 일삼으며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무엇을 얻기 위해, 무엇을 감수할 것인지
그 답을 구해야 한다.
속 시원하고 명확한 매뉴얼을 기대했다면,
미안한 일이지만 그런 것은 어디에도 없다.
삶이란 언제나
스스로가 묻고
스스로가 답하는 것이다.
P.262
사막을 건너는 방법
삶의 지형은 사막과 같아서
바람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한다.
그렇기에 앞선 누군가 만들어 놓은 지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고
사방을 둘러봐도 그저 모래만이 가득하기에
우리는 의구심과 조바심에 휩싸인다.
그런 우리 삶의 사막을 온전히 건널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항상 같은 곳을 가리키는 나침반을 갖는 것.
삶의 방법을 묻기 전에, 그 방향을 묻자.
당신의 나침반은 어디를 향할 것인가?
자신이 걸어가는 방향을 아는 이라면
늦을지라도, 때론 돌아갈지라도,
결코 길을 잃지는 않을 것.
삶의 방법은 언제든 변할 수 있는 유연함과
삶의 방향은 언제나 잃지 않을 강인함으로 나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