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풀 러닝 - 케냐 이텐에서 찾은 나를 위한 달리기
김성우 지음 / 노사이드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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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는 것에는 축복이 없다

<마인드풀 러닝 : 케냐 이텐에서 찾은 나를 위한 달리기> - 김성우

 

케냐의 러너들이 하는 말, ‘하라카 하라카 하이나 바라카’, 서두르는 것에는 축복이 없다는 뜻이다.

 

저자인 김성우씨는 미국에서 유학 중 방학을 맞아 케냐로 떠난다. 그는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우울증을 겪다가 달리기 시작했는데, ‘지금만 존재하는 달리기를 통해 우울증을 극복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하고 책임질 용기를 얻게 되었다 한다. 새로운 삶에 대한 용기가 생겼다 한다. 그 용기로 무작정 케냐로 떠난 것이다.

 

지구에서 달리기를 가장 잘 하는 이들과 함께하다 보면 그들이 느끼는 달리기의 깊이를 경험하고, 그들이 가진 빠름의 비밀을 훔쳐올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그곳에서 빠름의 비밀을 찾지 못하고, 대신 느림을 배워온다. 달리기의 기술이 아닌 삶의 태도, 꾸준함과 인내, 그리고 의 가치를 배워온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마라토너들이 나온 케냐의 이텐, 달리기의 성지라 불리는 그곳에서 잘 달리는 비밀을 찾으려 노력한다. 그가 알아낸 사실들은 이런 것들이다.

 

케냐 마라토너들은 훈련을 시작할 때와 끝낼 때, 걸음걸이와 비슷한 속도로 매우 신중하게 달린다. 그들은 그렇게 느리게 발돋움을 하며, 그 순간 자신의 몸이 지면과 어떻게 반응하는지 집중한다. 몸의 이곳저곳 근육과 관절의 작동을 느끼며, 자신의 달리기를 계속 발전시켜나간다. 그들은 억지로 빨리 뛰려 하지 않고, 빠름이 저절로 드러날 때까지 천천히 달리며 기다릴 줄 안다. 나를 위한 달리기를 발견하게 되고, 자연스레 달리기도 잘 하게 된다.

 

케냐 마라토너 대부분이 어린 시절부터 많이 걷고 뛰며 자랐다. 집에서 5,000 10,000m 거리의 학교를 친구들과 맨발로 걷거나 뛰며 통학한 선수가 대부분이었다.

 

그들에게 달리기는 인생역전의 기회였다. 또한 케냐의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진출의 기회였다.

 

현재의 빠름을 위해 장기적인 성장을 희생하지 않았다. 케냐 마라토너들은 서두르지 않아서 빨랐다.

 

이 책뿐만 아니라 달리기에 대한 많은 책들은 빠름이 아니라 느림을 말한다. 그런 이유는 모두가 빠름을 원하기 때문이다. , 그 빠름을 위해 대부분의 러너가 부상을 겪기 때문이다. 선수가 아니라 건강을 위해, 또는 달리기가 좋아서 뛰는 아마추어 러너들도 기록에 연연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좋은 기록이 나와야 기분이 좋고, 내 달리기가 발전하고 있음을, 내 몸이 좋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가 레이라는 케냐의 유명 마라토너와 인터뷰를 하는데, 레이는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 무리하면 부상이 오는 건 당연합니다. 충분히 쉬고 천천히, 쉬운 조깅으로 다시 시작하면 돼요.”라고 말한다. 서두르지 않고, 충분히 쉬면서, 꾸준히 달리면 된다.

달릴 때 기록이 잘 안 나오는 건 대부분 나 스스로에 그 원인이 있다. 게으름을 피우고 2,3일만 운동을 안 하다가 뛰면 5km를 뛰기 힘들다. 반대로 전날 무리를 하고 바로 뛰면 당연히 기록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 날들은 기록을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뛰거나 걸으면서 몸을 준비시키거나 회복시켜야 한다.

 

매력적인 청년 김성우의 스스로에 솔직한 이 책은 잘 달리는 기술을 전하는 글은 아니지만, 읽고 나면 나의 달리기에 대해 격려해주는 친구를 만난 느낌을 준다. 달리게 하는 글이다. 그리고 나도 올해 하프마라톤 코스를 완주하고, 코로나 사정이 나아지면 케냐의 이텐에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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