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에서 평생소득가설을 이용해서 소비수준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해 왔던 나에게도 가정의 재무관리는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다. 벌기-쓰기-불리기로 이어지는 가정 경제의 3 가지 형태는 그 자체로 늘 갈등의 소지를 안고도 있지만, 소수의 가족간에도 이 비율을 결정하기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한가지 위로가 되는 사실은 굴지의 대기업에서 재무를 담당하는 전문가조차도 자기 자신의 재무관리에는 그다지 완벽하지만은 않다고 하니, 이제부터라도 우리의 가정 경제를 철저한 계획성을 기초로 관리할 방법들을 강구해 보도록 해야겠다.
[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아버지의 가계부] 등의 베스트셀러로 우리에게 알려진 제윤경 대표는 막연한 부자를 꿈꾸기 보다는 우리가 바라는 부자는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아는 것으로부터 부자를 향한 출발은 시작된다고 말한다. 우리는 과연 되고자 하는 부자의 상을 그려보기나 한 것일까? 실질적인 인생 설계를 통해 미래에 대한 위기와 기회를 구체적으로 따져 본 일이 있는가? 막연히 재테크 열풍에 휩싸이고 있지는 않은지 차분히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재테크는 분명 그 구조상 실패하는 다수를 필요로 하는 악질적인 제도임에는 틀림없다. 그만큼 지혜롭고 합리적인 재테크가 아닌 막연하고 성급한 재테크를 경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의 내용은 분명 가정의 재무관리를 주제로 다루지만 구체적인 소재는 두가지로 요약된다. 바로 화폐가 가정 경제에서 가지는 특수한 성격을 분석하는 일과 자산과 부채를 중심으로 한 대차대조표를 가정 경제에까지 적용하는 일이다.
신용대란을 겪은 우리가 그녀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이 강의 속에 숨어 있다. 그녀가 당시(2007 년 9 월)에 우려했던 경기과열과 주식값의 단기 급등에 대비하지 않았던 투자자들은 지금 현재 경기 하락과 주식값 폭락으로 톡톡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 강의가 지금에 와서야 피부에 와닿는 사람이 있다면 뼈아픈 경험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맑고 투명한 그녀의 소프라노 강의는 재테크 광풍의 회오리에 휘말려 가장 기초적인 가정 경제를 소홀히 했던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과오를 뒤돌아보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