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블랙 머니 ㅣ 밀리언셀러 클럽 148
로스 맥도날드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0월
평점 :
사설탐정인 루 아처는 부촌 몬테비스타에 갑자기 나타난 어느 부유한 프랑스인 남성의 신원을 파악해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의뢰인인 스물네 살의 유약한 청년 피터 제이미슨은 어린 시절부터 짝사랑해온 버지니아 파블론의 마음을 정말 프랑스인인지도 의심스러운 남자 프란시스 마텔이 사로잡은 사실을 견디지 못하고 있었다. 마텔의 신원만 파악하면 되는 단순한 의뢰인 것처럼 보였으나, 마텔의 신원은 쉽사리 드러나지 않는다.
조사를 진행할수록 의심스러운 부분과 새로운 정황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현재의 사건성 없어 보이는 의뢰는 버지니아의 아버지 로이 파블론이 자살한 것으로 결론지어진 7년 전 사건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진상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던 순간, 진상에 가장 가까이 있던 인물들이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진다.
마텔은 어디에서 나타났고 무엇을 하던 인물일까?
피터는 어떤 것을 이뤄내고 싶은 것일까?
주변 사람들이 알면서도 감추고 있는, 의심할 생각조차 못했던 의심스러운 부분은 무엇일까?
탐정은 무엇을 목적으로 이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는 걸까?
거기서 나와 그의 잔금을 돌려보내고 싶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나는 늘 불운에서 손을 털고 벗어나는 걸 잘 못했다.
나는 의자를 끌어다 테이블 맞은편에 앉아
그를 정신차리게 하려 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던 진상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사설탐정인 그를 원망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불운에 이끌린듯 수상한 사람들의 주변을 떠나지 못한 것 같다.
부자이지만 돈이 화수분처럼 솟아나는 것도 아닌데 관리하는 데에는 무관심하고 소홀한 모습이 보여 쇠락해가는 부촌이라는 느낌이 든다. 집주인보다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제이미슨 가족의 고용인인 가정부가 보여주는 모습에서는 아이러니한 관계역전 양상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