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느 가문의 비극 ㅣ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5
고사카이 후보쿠 외 지음, 엄인경 옮김 / 이상미디어 / 2019년 6월
평점 :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문체가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었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보다 최근에 나왔던, 내가 읽어왔던 책들의 문체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방식도 요즘과는 다른듯하면서 비슷한 부분도 있었다. 가장 오래된 책을 읽었던 것이 언제였지? 어떤 책이었지? 하고 생각해보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가며 만화책과 더불어 문자로 되어있는 책을 스스로 찾아 읽기 시작했던 때였던 것 같다. 그 때 읽었던 책이 빙점이다. 책에 인쇄된 출간시기는 1970년대 후반인지, 1980년대 초였는지, 분명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나보다 나이가 많은 책이 집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깜짝 놀랐었다. 인터넷으로 책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볼 수 있는 때가 아니었어서 책을 읽으며 아- 단무지는 이렇게 만드는 거구나, 안 좋은 일이 벌어졌네, 억! 불륜? 우와 책에는 이런 내용도 있구나- 하고 놀라면서 읽어 나갔다. 다음 줄이,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서 열심히 봤었지만 지금 다시 떠올려보면 내용이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
이 책은 그런 기억이 떠오르는 이야기였다.
그 때 당시에는 확실히 파격적이고 기발한 전개와 소재라고 생각되고, 지금에 비추어봐도 전혀 낡고 오래됐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의 이야기였다. 전반적인 문체가 현재의 것과는 달라서 조금 촌스러운가? 싶은 생각도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야기의 전개와 그 뒤에 숨겨진 반전이라는 것은 재미있다고 느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362페이지
예전에는 범인이 문득 현장에 남기고 간 것을 추적하곤 했습니다. 예를 들면 발자국이라든가 지문이라든가…… 하지만 요즘 교활한 놈들은 우리에게 유리한 것은 아무것도 남겨 주지를 않아요. 그러니 이제는 놈들이 자기도 모르게 현장에서 가지고 간 것을 조사해야 합니다. 덕분에 우리 일이 이렇게 늘어나니 참! 그래도 가끔은 맥주를 얻어 마실 일도 있군요.
- 어느 가문의 비극 중
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을 찾기 위해 수사를 이어가는 경찰의 모습을 보면서 현대 경찰들의 수사방식과 크게 차이나는 부분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증거를 수집하고 조사하는 과정에서의 기술적인 부분은 많이 발달했지만 경찰이 단서를 찾고 수사를 이어나가는 것은 다른 것이 없는 것 같다.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약간 비약이 있는 부분도 있지만 범인이 누구일지에 대한 부분을 생각해보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 작가들이 자신의 원래 직업이랄까- 다른 분야보다 지식을 좀 더 가깝게 찾아볼 수 있는 부분에서 이야기를 전개하거나 주효한 소재로 사용하는 것이 조금 더 두드러졌던 것 같다.
+ 연애곡선, 어렵풋이 심전도를 그려내는 것인가? 싶기는 했지만 그 속에 숨어있던 반전이 놀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