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
미아키 스가루 지음, 이기웅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야기는 기억을 만들거나 지울 수 있는 나노봇이 상용화된 때가 배경이다. 원래 나노봇은 치매환자를 위해 개발되었지만 치매환자에게 적용시켰을 때보다 일반 사람의 기억을 만들거나 지우는 것에 더 주효하다는 것이었다.

나, '아마가이 치히로'는 현실에서의 도피인지- 불만족을 충족하려는 것인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새로운 결혼에 대한 기억을 만드는 허니문과 자신이 원하는 자녀에 대한 기억을 만드는 엔젤을 사용하는 부모님을 보며 자랐다. 무미건조하기 그지 없는- 추억이라고는 일절 없는- 상태여서 이러면 진짜 기억을 지워버리겠다는 생각에 특정 시기의 기억을 지우는 나노봇 '레테'를 사용하기로 한다. 클리닉에서 이력서를 작성하고 얼마 후 도착한 '레테'를 복용한 그는 기억이 지워지는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무슨 일인가? 하는데 갑자기 없던 추억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가공의 기억을 만드는 나노봇 '그린그린'이 도착하고 의심없이 복용해버린 거였다. 클리닉을 통해 '그린그린'으로 만들어진 추억을 지우고, 원래 지우려고 했던 기억을 지울 수 있는 레테 2개가 도착한다. 하지만 뭔가 레테로 기억을 지우는 것이 내키지 않아 바로 복용하지 않는다.


  자꾸만 떠오르는 추억 속에서는 너라고 부를 수 있는 '나쓰나기 도카'가 나온다. 이전까지는 아무렇지 않았던 것들이 추억을 떠올리는 매개가 되어 자꾸 일상에 생각지도 못한 추억들이 치고 들어온다. 혼란스러워 하던 중 우연히 '나쓰나기 도카'와 꼭 닮은 사람을 만난다. 그리고 본인이 '나쓰나기 도카'라고 한다. 이게 무슨 일인가? 레테로 알고 복용했던 나노봇이 그린그린이 아니라 삭제된 기억을 되살리는 나노봇 '메멘토'였고 진짜 나쓰나기 도카와의 추억을 잊어버린 것인지- 아니면 얼마 전 선배를 통해 전해들은 사기꾼이 나타난 것인지- 혼란스럽기만하다.

어떤 것이 진짜 나의 이야기일까?

어떤 것이 너의 이야기일까?



64페이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소꿉친구가 있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목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몸에 닿은 적이 없다.
그런데도, 그 얼굴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잘 알고 있다.
그 목소리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잘 알고 있다.
그 손이 얼마나 따스한지 잘 알고 있다.


여름의 마법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 기억을 가공할 수 있는 세상이라니, 어떤 것이 진짜이고 가짜인지에 대한 모호한 부분 때문에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는 현실의 외로움은 더욱 더 커지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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