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생활자의 책장 - 아주 오랫동안 나에게 올 문장들
김다은 지음 / 나무의철학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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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공지를 보기 전까지 혼밥생활자의 책장이라는 팟캐스트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 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은 흔할 수 있다. 주변에서도 연예인이나 대화를 나누는 서로의 관심이 있는 주제가 이야기에 나온다면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은 흔한 것이니까. 근데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잠깐이 아니라 2시간 여 동안 이어진다는 것이, 그것도 꽤 심도있게 다루는 것이 흔치 않은 것 같다.


가만히 들려주는 이야기를 보다보면 이야기가 어디까지 가는거야?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지만 다시 돌아와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무슨 얘기를 하다가 여기까지 왔지? 하는 생각도 드는 순간에도 하고자했던 말이 아직 남아있다면 다시 돌아오게 된다. 아직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남았으니까.




26페이지

불안한 긴장감 안에서 내가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채 이 세상에 태어나 타인들의 호의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음을 기억한다. 그리하여 왜 살아야 하는지, 무엇 때문에 계속 살아가고 있는지를 생각한다. 어떤 삶을 살든 생의 진실이 잠깐 얼굴을 비추는 그 순간들을 확인하며 가고 싶다.


30페이지
최근 들어 가끔 나는 내가 아이 때 했던 것처럼 이 세상을 자세히 살피고 탐험하는 일이 여전히 가능할지 궁금해진다. 그때처럼 다시 자연을 만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상쾌하고 맑고 영원한 마법에 싸인 세상. 이제는 그저 이따금씩 떠오르는 그 생생함을 다시 맛볼 수 있을까?
-베른트 하인리히,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
     
98페이지
책의 목록들은 결코 지금의 나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도서관이라는 하나의 공간이 한 권 한 권의 책으로 채워지듯, 시작과 끝이 있는 인생이라는 공간을 우리는 어떤 그 무엇으로 채워나가고 있다. 그 사이사이에 벗이 된 좋은 책들이 있다면 무척 근사하겠다.


152

빡빡한 일상의 틈을 비집고 자기만의 놀이를 찾아 나가는 것은 생활의 기술, 아니 생활의 예술이란 생각도 든다. 



혼자 해내야 하는 것들이 있다. 매달 월세와 세금을 내고, 일을 구하고 일을 해내고 숨쉬고 잠드는 것까지. 온전히 혼자 해내야 하는 것이 있는가-하면 결국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봐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 외면할 수 없는 순간 말이다.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을 때에 손을 내밀어 도움을 청할 누군가가 없다면 그건 외로운 것이 아닐까,한다.

혼자 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외로움을 느끼는 것보다 혼자의 익숙함에 다른 것은 돌아볼 겨를이 없었을 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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