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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 숙녀 ㅣ 에놀라 홈즈 시리즈 2
낸시 스프링어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1월
평점 :
에놀라 홈즈 시리즈는 셜록 홈즈와 마이크로프트 홈즈 형제에게 여동생이 있고, 진취적인 생각을 가진 어머니의 손에서 자랐다면 어떨까? 하는 것에서 출발한 것 같은 이야기이다.
오빠들과의 왕래가 자주 없는 상태에서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엄마의 영향으로 그 시대의 여자라면 하지 않았을 법한(요즘의 여자들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행동과 판단력, 사고방식을 지니게 됐다. 당연히 셜록 홈즈의 동생이니 똑똑하기도 하다. 전편에서 그들의 어머니는 갑자기 어느 날 모습을 감추고 만다. 에놀라에게는 암호를 풀 수 있는 노트만을 남긴 채. 남겨진 에놀라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영위하고 원하지 않는 것은 피하기 위해 오빠들을 피해 홀로서기를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다.
이번 이야기에서 에놀라는 아직은 익숙해지지 않는 혼자라는 외로움과 런던의 추위를 견뎌내며 자신이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시작했다. 물론 여자가 혼자서 뭔가를 할 수 있는 때가 아니기에 라고스틴 박사라는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 놓고 퍼디토리언으로서 일을 시작한다.
동시에 변장을 하고 밤거리에 나 앉은 사람들의 사정이 나아지게는 할 수 없지만 잠깐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휴대용 난로라거나 먹을 것과 돈을 조금씩 나눠주면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도 하고 있다. 그 와중에 정체가 탄로날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치지 않기 위해 여러가지 신분과 변장으로 사람들의 눈을 속이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준남작의 딸인 레이디 세실리의 실종을 알게 된다. 조사를 하면 할수록 뭔가 석연찮은 구석과 의문들이 잔뜩 머릿 속을 채운다. 실종사건을 해결하면서 정체가 탄로나지 않을 수 있을까?
셜록 홈즈라는 인물을 보면서 느꼈던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지?'하는 당혹스러움과 다른 사람은 흘려넘겨버릴 단서에서 실마리를 찾고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듯한 번뜩이는 통찰력을 봤을 때의 경외스러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만큼 다르다는 것이다. 자라 온 환경과 성별, 기회까지도 모든 것이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아직 셜록 홈즈에 비하면 어리고 어리숙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역시 그 나이 같지 않은 뛰어난 부분도 있다.
혼자서 무엇을 해야할지를 찾고 실천해내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에놀라가 얼마나 오빠들을 피해 지낼 수 있을지, 앞으로 또 어떤 사건을 해결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