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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 열국지 - 전12권 세트
최이산 지음 / 신서원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황석영 선생이 감옥에 있을 동안 번역하였다는 삼국지를 읽고난 직후 마침 한겨레 신문에 난 이산 선생의 열국지에 대한 소개를 보게 되었다. 삼국지를 보면 반드시 열국지를 읽어야 한다는 광고 문구가, 삼국지의 채 가시지 않은 흥분을 지속시키고자 하는 내 욕심을 자극하였을까? 사실 학교때부터 삼국지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봤지만 열국지에 대해서는 생소하던 차에 그 광고와 더불어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역사에 대한 호기심은 곧바로 내 독서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였다.

곧바로 열국지를 인터넷으로 주문하였다. 그러나 역자의 서문을 펼치면서부터, 황석영이라는 대문호에 비해 무명(?)인 최이산 선생의 것이라는 선입견에 뭔가 어색하고 투박해 보였고, 특히 책이름에 자신의 이름을 넣은 그 자신감(?)조차 거부감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또한, 삼국지보다 한참 오래되어 상상도 되지 않는 청동기시대 말기의 중국역사를 표현했다는 점에서도 처음 열국지를 펴든 내 욕심은 곧바로 시들해졌던 것도 사실이었다.

한편, 역사를 거꾸로 읽는다는 것이 한편 상당한 모험이라는 것도 새삼 절감하게 되었다. 도대체 언제 진나라로 통일이 되고 언제라야 삼국지의 장이 펼쳐지는가 하는 강요된 역순의 사고방식이 책읽는 기쁨을 가끔은 괴로움으로 뒤집어 놓기도 하였다. 게다가 삼국지보다 더 생소하고 많은 사람들의 이름들, 하물며 한글로는 똑같은 진나라가 몇곳이나 나오고 거기에 더해 똑같은 제후의 이름들은 왜 그리도 반복되었던지.. 한장을 넘어서서 다시 앞장으로 되돌아가고, 뒷권을 읽다가 다시 앞권을 펼쳐보는 과정이 수없이 반복되었지만, 열국지에 담긴 그 수많은 왕권변화의 무수한 사례들은 내 기억에 어슴프레 남아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러한 독서의 어려움이야말로 더 이상 열국지를 내손에서 떼어 놓을수 없게 만든 크나큰 매력이었음을 알게 되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전혀 이해할수 없는 어려운 고서였다면 아예 손에서 떼어 버렸을 것이고, 알듯 말듯 기억할듯 말듯한 매력이 없었다면 또한 내손은 이 책을 오래 붙들지 못했을 듯 하다.

역자가 인간역사의 상식과 정의가 자리잡기 시작한 과도기로서 규정한 춘추전국시대를 바라보면서 그때 그 어려움속에서 자리잡아진 인류보편의 문명이 지금 이순간에는 어떤 의미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지 다시 되짚어 볼 일이다.

나는 이제 초한지를 독서하고자 한다. 중국역사에 대한 관심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지금 속단할수는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과거를 되짚는 것은 현재와 미래에 분명히 큰 의미가 있다는 것과, 열국지가 그 의미를 넘어 너무도 흥미로운 역사소설이라는 점이다.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별점이 한개 적은 이유는 다른 이유가 아니라 순전히 적지 않은 오자때문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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