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멩코 추는 남자 (벚꽃에디션) -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허태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언어형식이 새로운 관계를 맺는다는 스페인어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주인공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며 다른 삶을 살아보고자 한다. 화가 나도 참고, 안 해 본 짓을 한다

말년 운이 좋은 사람일까, 척척해 낸다. 암만 봐도 행운아다. 단지 모두 자신을 위한 것일 뿐. 아내와 딸에게 어떤 양해도 구하지 않은 채 이혼 후 한 번도 돌보지 않은 딸을 어렵게 만나지만 밀린 양육비 얘기를 꺼낼까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기 불편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면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진다지만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글자를 익히고 말을 배우는 것은 물론 문화와 정서, 습관까지 알아야 하는데 그게 과연 노년에도 가능한 일일지

바르게 살고자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던 고단한 남훈 씨의 반평생은 충분히 존중받을 만하다. 그런데 너무 많은 것들이 순식간에, 저항 없이 척척 진행되니 갑자기 나름 치열했던 그의 삶이 두둥실, 허술해진다

시간은 많은 것을 치유하지만, 마냥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상처는 더 깊어질 수 있다. 뼈아픈 반성 없이 잘못한 것은 바로잡을 수 없다.

"...어떤 언어형식을 배운다는 건 새로운 관계를 준비하는 것과 같지요. 이 언어는 미래의 언어입니다. 멋진 기회와 새로운 만남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어요. 기억하세요. 새로운 언어형식이 새로운 관계를 만듭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