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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단편 소설을 찾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부담이 없기때문이다. 읽다가 언제라도 책을 덮을 수 있고, 그 때마다 지금까지 읽은 부분을 잘 기억해둬야 하는(특히, 외국소설이라면 사람이름들을) 수고가 필요치 않다. 언제 어디서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이 단편소설이다.
둘째는 한꺼번에 여러가지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됨으로써 우리는 화자의 시점, 서술의 문체와 형식등이 다양하게 구사되는 이야기들을 읽으며 그 다양성에서 또한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셋째는 여운이 진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열 권짜리 장편소설보다 열 페이지 남짓한 단편소설이 읽고 난 후 생각할 거리를 더 많이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사진보다 그림이, 사실적인 묘사보다 비유적인 詩가 더 크게 웅변하는 것과 같은 이치에서다.
더군다나 그런 단편소설을 Werber같은 작가가 썼을 때에는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한번 읽어보시라! 이 책은 당신의 기대에 100% 부응할 것이다. Werber는 방대한 과학적 지식과 말그대로 상상을 초월하는(far beyond your imagination) 기발한 발상이 돋보이는 작가다. 그가 이러한 상상력과 지식을 바탕으로 18편에 이르는 단편소설을 묶어 출간했다.
이 책에는 앞서 단편소설의 장점으로 언급한 두번째, 세번째의 즐거움들이 가득하다. 형식과 문체, 시점의 다양한 변화가 있다. 지식으로 뒷받침 된 돋보이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여러가지 주제의 문제제기(강한 여운을 남기는)도 있다. 여기에다 그의 전유물이라 할 수 있는 비인간(非人間) 생명체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간, 인간사회의 묘사까지 어우러져 더 이상 바랄게 없는 수준의 이야기들이 구성되었다. 누구에게든 감히 일독(一讀)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