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전공자라면 호기심으로라도 한번 읽어볼만한 책

수요 공급 살인사건 ㅣ 소설로 읽는 경제학 1
마샬 제번스 지음, 형선호 옮김 / 북앤월드(EYE) / 2001년 6월

조금 가혹하게 평가해보자면,(이 책의 저자들이 모두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교수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아마추어로서 그들의 첫 시도인 이 작품에 대한 이와 같은 평가는 가혹한 것일수 있다.) 이 소설은 사실적인 개연성이 떨어지고 추리소설다운 극적인 요소가 부족하며, 책의 주요 특징이며 독자 공략의 주무기인 경제학 원리마저 소설내용과 동떨어져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느낌을 주며 부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사서 본것에 대하여 후회하지 않고 만족하는 이유는, 경제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책으로부터 얻는 효용이 적음에도 책에대한 비용(구매에 대한 금전적인 비용과 읽는데 소요되는 시간적인 비용의 합)이 작아서, 상계할 경우 효용이 초과되기 때문이다.사실 이런 종류의 책에 대한 나의 수요함수는 비탄력적이다. 때문에 내가 미리 이렇게 치밀한 계산을 해보고 책을 구매했다하더라도 조금 더 비싼 값에도 출판사는 내게 책을 팔 수 있었을 것이다.

같은 내용으로 내가 이 책에 만족하는 이유를 소설을 대하는 관점으로 설명하자면, 첫째로 서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문학과 경제학의 합체가 내게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이고, 둘때로 이 책이 프리드먼까지 읽었을 정도로 경제학계에서 유명하기 때문이고, 마지막으로 이 책의 탄생배경과 저자에 대해 내가 호감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을 한가지 언급하자면, 이 책의 시리즈가 아직 두권이 더 남아있기때문에 저자는 이 책에 대한 나의 혹평을 만회할 기회를 두 차례 더 가지고 있다.

(세 권을 다 읽어 보니 2권이 백미이고, 3권도 1권보다는 나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