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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삶을 돌보는 책 읽기
안정인 / 얼룩소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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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메시지를 자신의 삶과 견주어 반추하는데 그게 읽는 이에게 공감을 주기도 하고, 가끔은 아! 이렇게 흘러갈 수도 있구나(문병욱), 이렇게 또 뭔가를 깨닫게 되고 생각의 전환을 불러일으킬 수 있구나를 잘 담은 서평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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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아닌 선의 -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가장 작은 방법
이소영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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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째 감사일기를 쓰고 있다. 팍팍한 일상이 계속되면서 마음이 자꾸 뾰족해진다고 느낄 즈음 지인이 감사일기 100일 쓰기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선뜻 그 제안을 받아들였던 건 오래전 힘겹게 회사생활을 하던 시절 종일이 우울하고 힘들다고 느꼈던 시기가 있었다. 어느 날 짤막한 메모에 가까운 일기들을 다시 읽다가 나의 상태를 알아봐주고 보듬어주는 누군가 덕분에 그 하루가 우울하지만은 않았구나 깨닫게 되면서 그 순간의 고마움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다. 그 뒤론 힘든 시기에는 어느 때보다 일기를 꼬박꼬박 쓰려고 노력한다. 힘든 순간 속에 나를 위로해주는 무언가가 있었음을 기억하기 위해...

별 것 아닌 선의 - '우리 삶을 지탱하는 사소한 순간들에 대하여'

성당으로 가달라며 울던 승객을 위해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를 희생하고 성모의 노래들을 함께 들어주신 기사님의 마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기말시험 기간, 학생강사를 대신해 보충수업을 조정해준 교무주임의 배려

<은혜 갚은 까치의 시점에서>

"네가 학자로서 어떻게 커나갈지 내가 지켜보고 있다."

고 건네주신 교수님의 마지막 말씀

<우리를 지탱해주는 것>




누군가 나의 상태를 알아봐주고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 목소리가 가라앉은 나를 보고 무슨 일이냐고 물어주는 동료, 너는 정말 진심으로 뭔가를 하는 구나!라고 얘기해주는 누군가의 말, 가제본의 부제처럼 우리 삶 속에 두고두고 힘이 되어 주는 것은 그런 순간들 , 관찰의 시선들이 아닐까 싶다.

순탄하지 않았던 시절과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며 어떤 마음으로 삶을 채워나갈지, 주변의 사람들과 어떤 관계맺음을 하고 어떤 태도로 다른 사람을 대할지를 끊임없이 살피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나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이 칼럼들이 책으로 나오길 기다렸다.

가제본을 읽으면서 '선의'라는 말이 계속 되어 좀 질린다 싶기도 했지만, 이소영 선생의 글은 일독보다는 내가 삐닥해진다 싶을 때, 위로받고 싶을 때 두고두고 펼쳐보면 좋을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족. 레이먼드 카버는 지독하게도 비관적인 작가로만 기억하고 있던 내게 이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알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레이먼드 카버 작품도 다시 찾아 읽고 있어요.

좋은 글 써 나가주시는 이소영 교수님도, 이런 멋진 칼럼을 책으로 엮어준 어크로스 출판사도 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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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살고 싶은 시간
신민경 지음 / 책구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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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삶이 불안할만큼 아플 때 그제서야 사람들은 '나'라는 존재를 돌아보게 되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진지하게 생각한다. 일상을 사는 것마저 버거운 시한부 암환자가 나와 남은 이들,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내가 느꼈던 통증은 수술전의 여유 따위는 없어지고 저절로 우거지 죽상이 되는 수술 후의 통증과 항암 후 찾아오는 차가운 몸(뼈와 의자가 부딪히는 느낌이 몹시 추운 날 얼음을 씹어 먹는 것 같았다. 69p.),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상태, 구토, 어지러움 증세 정도가 다여서 민경님이 경험하고 있는 것의 아주 일부정도인데도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마음 먹었던 것을 자꾸만 못 하고 안 하게 되는 시간들 속에서 책을 완성해준 민경님에게 고맙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나는 그녀가 내내 가장 그녀다운 삶을 살고 있다고 느꼈다. 그간의 노력들이 그녀의 고통을 줄여주기를, 그녀가 우리 옆에 오래 있기를 바란다.2021년을 함께 맞이하고 책을 공유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나는 4년차 암환자, 내년이면 완치판정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끝은 아니다. 그냥 평생 함께 하는 거다. 그 시간이 얼마나 오래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멀리서 그녀의 안부를 계속 궁금해할 것 같다. 오래도록 그랬으면 좋겠다.


나는 진가를 확인하고 있다. 고통 속에서도, 죽고 싶을 만큼 아픈 순간에도 살아내기 위해 애쓰는 나를 좀 더 사랑하게 되었다. 아프고 난 뒤에야 처음으로 내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란 걸 깨달았다. 내가 없이는, 세상도 없다는 것을.(87p.)


자신에게 물어봐 주세요.

뭘 좋아하고, 뭘 잘하고, 뭘 하고 싶은지

그리고 거기에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쓰세요.

저는 그게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인 것 같아요.

나를 사랑하지 않은 오랜 시간을

후회하고 있어요.(107p.)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이 몇 개 안되니 고르고 또 고른다.온종일 아무것도 못하는 날도 많다. 글 쓰는 일이 매번 뒤로 밀린다. 마음먹었던 것을 자꾸만 못 하고 안 하게 된다. 결국 잠들기 전, 속이 상하고야 만다.(91p.)


나는 진가를 확인하고 있다. 고통 속에서도, 죽고 싶을 만큼 아픈 순간에도 살아내기 위해 애쓰는 나를 좀 더 사랑하게 되었다. 아프고 난 뒤에야 처음으로 내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란 걸 깨달았다. 내가 없이는, 세상도 없다는 것을.(87p.)

자신에게 물어봐 주세요.

뭘 좋아하고, 뭘 잘하고, 뭘 하고 싶은지

그리고 거기에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쓰세요.

저는 그게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인 것 같아요.

나를 사랑하지 않은 오랜 시간을

후회하고 있어요.(107p.)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이 몇 개 안되니 고르고 또 고른다.온종일 아무것도 못하는 날도 많다. 글 쓰는 일이 매번 뒤로 밀린다. 마음먹었던 것을 자꾸만 못 하고 안 하게 된다. 결국 잠들기 전, 속이 상하고야 만다.(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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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히말라야는 왜 가?
백운희 지음 / 책구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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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정체성을 갖고 글을 쓰는 사람,

저자 백운희는 그런 사람이구나, 이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내게는 이 책이 '히말라야 '라는 여행지를 제목에 두었지만, 여행서라기보다는 여성, 엄마가 겪게 되는 사회적 억압과 차별을 겪는 동안 자기 객관화의 과정을 거친 한 사람이 '자신만의 언어로 자신을 드러내는 글쓰기'를 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다가왔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사회적 민감도가 유난히 높았다. 엄마가 되면서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약자'가 된다는 것에 대해 더욱 절실히 실감했다. 그 시선을 '엄마'라는 역할에게만 국한하지 않고 성별, 성적지향, 장애와 질병, 경제력 정도, 아동, 이주노동자, 동물, 환경 문제까지 사회의 약한 곳을 들여다보려는 시선으로 확장(p.147)한 그녀는 히말라야 여행을 기획할 때 이미 '정치하는 엄마들'의 활동가이기도 했다.



방송기자를 꿈꾸던 그녀는 신문기자가 되었고, 직업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경력단절여성이 되기로 했다. 그녀가 회사생활을 하고, 엄마가 되어 겪은 삶의 과정들은 나나 다른 엄마들 역시 함께 겪은 일들이다. 10년이 되어가는 '엄마'로 산 지난한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나의 선택'이 그녀와 다르지 않음을, 그녀가 겪은 시선과 무례함을 대개의 엄마들도 체감한다. 그녀는 개인적인 연민 안에 '이야기'를 가두지 않고 구조적 문제를 바꾸는 글쓰기를 시작한다.



19장은 경력단절여성이 된 이후 인정 투쟁을 이어가며 내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글쓰기,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 나를 드러내는 글쓰기를 하게 되는 과정들이 담긴 장이라 특히 좋았다.

어떤 책보다도 어떤 저자보다도 나는 그녀에게 공감했고, 그녀의 안녕을 빌었다. 우리는 수퍼우먼이 아니므로, 늘 '나'와 '엄마', 수많은 역할들을 수행하는 동안 균형을 잃지 않고 안녕하기를 바란다.

글은 변화를 위해 스스로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다. 무력감에서 벗어나 한 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면 가능성을 확대해 경계를 넘을 수 있도록 돕는다. 말하는 이와 듣든 이 모두에게 그렇다. 글 쓰는 이들이 많아지면 세상도 변하리라 믿는 것이다.

나는 타인의 이야기, 낯선 이야기가 더욱 궁금하다. 자신에서 시작해 세상과 미래로 확장되는 그 여정에 용기를 주고 싶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온 이들과 함께 글을 쓰며 기록을 남기는 과정이 없었다면 나 역시 바깥세상에 나설 결심을 더디 했을지도 모른다.

엄마, 여행의 키워드로 사회를 바라보려는 노력을 마음속에만 꼭꼭 묵혀 뒀었다. 이를 꺼내기로 결심한 데는 내가 그러했듯이, 나의 글쓰기가 한 사람에게라도 자극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있다. 그리하여 나는 계속 쓰고 말할 것이다.(p.236)


성과로 측정되지 않는 육아와 가사의 ‘그림자 노동‘을 이어가며 ‘이러다가 어느 순간 나를 잃어버릴까‘ 두려웠다. 세상과 나를 이어주던 매개가 사라진 것만 같았다. 자아의 해상도가 지극히 낮았던 나라는 사람이 인정 투쟁을 이어가던 나날들 속에 가치를 증명하는 일은 글쓰기를 통한 기록이었다.종이신문 기자로 밥벌이를 위해 직업적 글쓰기를 이어가던 과거보다도 절박했다.(p.229)


히말라야는 최선을 다한다고 모두가 알아주는 것은 아니며, 최선만이 해답은 아니니 이제는 자신을 돌보자고 다짐하기 위한 장소가 됐다. 앞선 랑탕행이 불안에 맞서는 용기, 느슨한 연대를 향한 여정이었다면 두 번째는 침잠이 목표였다. 입과 귀를 닫고 내 안으로만 파고들어 꼬치를 트는 시간이 필요했다. 제법 단단해진 줄 알았지만 여전히 약하고 헝클어진 마음을 도닥이고 싶었다.(p.246)


정신이 몸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임을 ,이제는 안다.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해진다. 그래서 배가 고프면 먹고, 졸음이 몰려오면 자야 한다. 잠은 줄일수록 수명도 준다는 경고를 이제 받아들이기로 했다. 몸 쓰는 삶을 위해서라도, 나는 계속 걷는 사람일 것이다.(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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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시대 여행처방전 - 지금은 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할 시간
이화자 지음 / 책구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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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이화자의 <언택트시대 여행처방전>은 여행안내서와 여행기가 적절히 섞인 흥미로운 책이다. 여행지의 역사적 사회적 지식과 정보들과 여행기의 감성도 곁들여진... 특별 섹션으로 미술관, 카페, 동네 책방 정보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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