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를 읽으면서 한동안 바빠서 여행이라곤 못가다가 겨울산행을 위해
새벽녘 김포공항에서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가 지상에서 떨어지던 순간 느꼈던 두근거림이 생각났다.
여행이란 이토록 설레이고 기분좋은 일이건만, 지금은 그런 순간 조차도 가물가물.
어릴적 항상 바빴고, 휴가라곤 없던 부모님과 살았던 나는 여행과는 거리가 먼 유년시절을 보냈다. 주5일 근무로 바뀐 해부터 해외여행을 시작으로 함께 여행갈 지인들이 생긴 후엔 국내 여행도 아쉽지 않을 정도로 했었으나 결혼 후론 안녕!
매주 어딘가로 떠나는 것보다는 일상 속에서 평온을 유지하는 것이 아이들 정서에는 더 나을 수도 있다는 핑계, 공간감각이 부족해서 루트를 짜는게 힘겨운 스타일이라 항상 누군가 준비해 주는 여행이 아니라면, 지인이 살고 있지 않다면 마음 먹기어렵고, 먼저 계획을 세우는 일이라고는 없는 옆지기랑 살고 있는 지금, 여행과 나의 거리는 매우 멀다.
이 책을 읽자니 한때 여행기를 읽고 엉성한 여행을 계획해서 떠났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여행 안내서는 건조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여행기에는 작가의 정서대로 찾아가 즐긴 장소들이 궁금해서 그곳들을 헤매었던 시간들이 좋았다.
여행작가 이화자의 <언택트시대 여행처방전>은 여행안내서와 여행기가 적절히 섞인 흥미로운 책이다. 여행지의 역사적 사회적 지식과 정보들과 여행기의 감성도 곁들여진... 특별 섹션으로 미술관, 카페, 동네 책방 소개까지!
이제 내가 할 일은 그 중에 가 볼만한 장소들을 선택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
'호텔', '여행' 노래를 부르는 딸내미의 외침에 답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
가장 가까운 고창,완주, 진안, 신안부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