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없이 웃을 수 있을 만큼 재밌지만, 생각이 없을 수가 없다. 작품이 비꼬고 비웃는 문제는 정말로 전방위적이니까.이 작품은 정말로 말도 안 되는 설정을 소재로 삼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이 말도 안 되는 설정이 나름의 논리로 정합성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러나 결론은 ‘이 설정이 말이 된다’는 것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하는 논리와 이 세계의 상식, 체계들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것들로 이루어졌는지 깨부수는 것이다.모든 남성(적인 구조)들의 카르텔이 전방위적으로 성 문제를 깔아뭉개어 왔던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자본주의, 정치, 인종, 권력... 그 모든 것들은 성 문제를 모른 체 하는 구조 위에서 얼토당토 않은 논리를 세워두었다. 이 책은 그것들을 까발린다. 그래서 어쩌면 이 책은 픽션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