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 한 편 아껴가며 읽었다. 읽고, 소리내어 읽고, 다시 읽었다. 나는 보는 것이 익숙한 시절에 나고 자란 아이라 말들이 쏟아내는 이미지들이 꼭 애니메이션 같다고 생각했다.오규원 시인처럼 되고 싶었다. 날카로운 눈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보다 더 날카로운 말들을 다듬어내는 솜씨를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것들 때문에 좋았던 건 아니다. 설명하기 어려운 느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