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아 선생님한테 보내는데 달리아 편지지면 위트가 없지 않나요?""그래도 예뻐.""볼프 선배. 선배는 얼음 결정 무늬 편지지로 편지를 받으면 기쁘세요?""달리아가 주는 거라면 뭐든 기뻐."천진한 미소에 그게 아니라고 따지고 싶은 걸 참았다.
"에이조 공방에 신세를 질 수 없을까요?"카타기리 씨는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주위에서 커다란 한숨 소리가 들렸다.
그렇기에 리셰는 아르놀트 쪽으로 양손을 뻗었다.그 뺨을 감싸고, 입을 맞추기 전처럼 고개를 돌리지 못하게 끌어당겨 눈을 보았다."당신과 만나게 되어 다행이에요. 설령 어떤 운명으로 당신이 저를 죽이게 되더라도."아르놀트가 살짝 숨을 삼켰다.
그리고 그는 눈을 감았다."제발, 그만 울어."괴로워하는 목소리로 간청의 말을 자아냈다.
"남이 보기에 필요 없어도 전부 제 보물이에요. 절대 사라지지 않는 재산이고, 소중한 인생의 일부예요. ……설령 누군가가 무의미하다고 단정 짓더라도."아르놀트 쪽으로 몸을 돌려 그를 올려다보았다."제 인생에 가치가 있는 게 뭔지는 제가 정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