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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과 연기 냄새가 나는 소녀
셰인 존스 지음, 김영선 옮김 / 세계사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신비로운 표정으로 벌들에 둘러싸인 소녀.
<꿀과 연기 냄새가 나는 소녀> 라는 심상치 않은 제목과 소녀의 모습은 이질적인듯 하면서도 잘 어울려서 절로 호기심이 생겼다. 더욱이 익숙한 소녀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표지는 미국 드라마 ‘고스트 위스퍼러’의 오프닝에도 쓰였던 사진으로 ‘매기 테일러’ 라는 사진작가의 작품이었다. 얇고, 예쁘게 만들어진 책이라 읽기도 쉬울 것이라 생각했던 이 소설은 예상 외로 많은 생각거리를 전달해 주고 있어서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이야기를 던져주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2월이 머무는 마을이 배경이 된다.
‘2월’ 이라는 주인공은 마을을 얼어붙게 만들고, 열기구나, 연, 새와 같이 ‘나는 것’을 모두 금지 시킨다. 아마도 나는 것으로 인한 사람들의 ‘비상’을 통제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눈 덮인 마을은 우리의 일반적인 상상과는 다르게 전혀 아름답지 않고 현실을 혹독하게 만드는 장치일 뿐이다. 계속되는 겨울은 마을 사람들의 희망과 미래까지 얼어붙게 만들고 저항하는 자는 더욱 고통을 당한다. 새디어스는 2월의 억압에 저항해 전쟁을 일으키지만 저항이 강해질수록 소중한 것들을 잃게 된다. 2월과 2월의 부인인 꿀과 연기 냄새가 나는 소녀, 새디어스, 마을 사람들의 슬프고도 절박한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 소설이 비교적 큰 글씨와 얇은 분량이지만, 페이지를 넘기기에는 쉽지가 않다. 처음에는 낯설기 때문에 이해를 못하고 있던 탓도 있었으나 읽으면 읽을수록 그 의미를 나만의 생각으로 담아내려는 시도를 하게 되었다. 소설의 해석에는 정답은 없다. 다만 다른 사람들의 해석은 어떠했을지 궁금한데 그렇기 에 내년에 개봉한다는 영화가 더욱 기다려진다.
독특한 영화로 기억되는 <존 말코비치 되기>의 감독인 스파이크 존즈가 제작을 하는 영화가 2011년에 개봉한다고 한다. 그의 선택을 받은 사람은 ‘레이 틴토리’라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감독이라고 하는데 이 작품과 두 사람의 새로운 해석이 어떠한 영화를 만들어 낼지, 그리고 그들의 해석을 보고 난 후에 다시 이 소설을 읽게 되면 또 다른 새로운 면이 읽힐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