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거리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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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내가 남자이다보니 남자 주인공 와타나베에게 감정 몰입이 거의 쏠렸다.  
그는 결혼을 했고 어린 딸을 가진 기혼이자 중년이고, 나는 한창 연애할 시기인 미혼이자 청춘이다.
사실 당장에 현실의 차이일 뿐이지 나 또한 머지 않은 미래라고 본다.
그래서 주인공을 통해 중년 남성이 하는 결혼 생활을 꽤 많이 간접 경험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불륜까지. 
그래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다양했지만 오로지 와타나베 의식만 좇을 수밖에 없었다. 불륜을 저지르는 남자의 심리가 남 일 같지가 않았다.
거미줄마냥 모든 인물을 잇고 있는 히가시 하쿠라쿠 살인 사건은 '우린 이제 아저씨일뿐 남자가 아니야'라고 자조하듯 말하는 중년 남성들의 입장, 심리를 설명하기 위한 일종의 명분이였던 것 같다.
그 사건 결말이 다소 놀랍고 의외여서 충격을 좀 주긴 했음에도 말이다.
주인공이 저지른 불륜은 상대가 그 관계를 자연스레 끝내버려 다행스럽게도 남녀 서로 별다른 상실없이 마무리가 됐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의 막이 내려갈 즈음 곧바로 와타나베 친구 신타니의 얘기가 몇 장 뒤따르는데
이것이 아마 모든 이야기의 본체가 아니였다 싶다.
그것은 불륜의 행복이 어떤 불행 앞에서 처절하게 무너져내리는 지 가감없이 보여주는데   
'이 얘기 과연 만들어진 얘길까?' 하는 의심이 마음에서 저절로 생겨나게 만든다.  

우린 이제 아저씨일뿐 남자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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