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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나 복잡하게 산다 - 생활편 ㅣ Simplify 시리즈 2
엘레인 제임스 지음, 이종인 옮김 / 더난출판사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미국책이다. 그리고 미국 중산층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의 맥락은 '미국'을 떠나서는 적용하기 힘들다. 그래도 읽기는 즐거웠다. 지나치게 미국스러운 것들을 솎아내고 지금 내 사는데 필요한 것들만 취하면 된다. 그래서 읽는 데 시간이 정말 몇 분 안 걸렸다. 요즘처럼 바쁠 때는 빨리 읽어치울 수 있는 책이 좋다.
미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복잡함이 있고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복잡함이 있다. 예를 들어서 하우스파티를 자주 열고 정원의 잔디밭에 목숨을 걸고 애완동물을 모시고 살고 수표책를 쓰고 자동차 없으면 발이 썩는 줄 아는 미국 사람들은 지금 나열한 것들의 복잡함에 골머리를 앓지만 '파티'도 없고 정원도 없고 애완동물도 없고 수표책의 개념도 없고 대중교통에 시달리는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위에 나열한 것들과 무관하다. 그렇지만 미국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이 각종 경조사에 가야 하고, 애들 학원을 보내는 문제로 두통을 앓고, 어정쩡하게 아는 비즈니스 관계의 사람들과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젊은 사람들의 경우 이성에게는 호감을 얻고 동성에게는 인정받는 몸치장을 하기 위해 얼마나 복잡하게 사는지 잘 모를 것이다. 아마 한국판 "우리는 너무나 복잡하게 산다"를 누군가 써야 할 것 같다. 그 책을 쓸 사람은 아마 이 책의 저자처럼 심하게 복잡하게 살아봤다가 깨달음을 얻어 단순한 인생을 추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아니면 설득력이 떨어질테니!
이 책에 나온 정보 가운데 내가 매우 공감하고 실제로 실천해서 효과를 본 것들을 여기 옮긴다.
* 과감히 버리지 못하는 물건은 큰 상자에 다 집어 넣어두고 봉인한다. 그리고 상자 위에 봉인한 날짜를 적는다. 2년 후에 그 상자가 뜯어져 있지 않으면 그 상자를 뜯지 말고 그냥 통째로 버린다.
* 드라이클리닝이 필요한 옷은 사지 말자.
* 옷에 몸을 맞추지 말고 몸에 맞는 옷을 입어라. (몸에 안 맞는 옷은 사지 말거나, 버리거나, 남을 주거나 여하튼 집에서 치워라.)
* 대부분의 잡지의 주된 목적은 우리로 하여금 그들이 광고하는 상품을 사도록 만드는 것이고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삶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기는 것이다. 잡지인쇄광고만큼 소비심리를 부추기는 것도 없다. 잡지 속에 있는 비현실적인 라이프스타일에 스스로 우울증에 걸리지 말고 잡지를 치워버려라.
* 자녀에게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면 안 된다는 것을 가르치고 광고업자들이 충동적으로 물건을 사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가르쳐야 한다.
* 직장이 가까운 곳으로 이사하라.
* 거절하기 힘들면 적당한 핑계를 대는데 핑계는 간단할수록 좋다.
* 만남이 피곤한 모임에서 탈퇴하라.
* 기대치를 낮추어라.
* 너무 많은 종류와 단계의 기초화장품을 바르지 마라.
* 하이힐을 신지 말고 걷기 편한 신발을 신고 많이 걸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