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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에서 어른이 되었다
컬린 토머스 지음, 김소정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아무 생각 없이 한국에 영어 강사로 와서 역시 아무 생각 없이 대마초를 밀반입하다가 얼떨결에 한국 교도소에 들어가서 사람 되어 나온 미국인의 이야기이다. 한국에서 속어로 교도소를 '학교'라고 하는데 이 사람에게는 정말 한국의 교도소가 '학교'가 되었다.
저자는 한국의 교도소에서 배우고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이 책에 담았다. 내가 잘못 읽은 것이 아니라면 저자는 한국에서 교도소 생활을 한 것이 미국에서 교도소 생활을 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교도소 생활을 하는 것이 다양한 체험을 하고 문화(유형화된 삶의 방식을 모두 문화라고 한다면)를 배우고 일상 생활에서 만나기 힘든 사람을 만난다는 점에서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책에 대한 많은 서평에서 볼 수 있듯 이 책은 독자가 읽는 방향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이 책은 한 소년이 어른이 되는 성장의 기록이기도 하고, 낯선 문화를 체험한 사람의 기록이기도 하고, 외국인의 시선에서 본 한국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나는 이 책을 낯선 환경에 처한 사람의 눈에 비친 다른 사람에 대한 관찰 기록으로 읽었다. 저자가 감옥에서 만난 사람들(아들 둘을 목 졸라 죽인 빅 그린이나 한국의 교도관, 동료 죄수들 등)에 대한 묘사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