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메레르 1 - 왕의 용 판타 빌리지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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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을 책을 선정하는데 있어 없었던 한 가지 버릇이 생겼다. 책 뒷면에 실려 있는 감상평 이라던가, 책 날개에 적혀 있는 저자소개를 읽는 버릇이.

테메레르를 읽게 된 결정적인 계기도 뒷면에 실려 있던 테메레르를 극찬하는 감상평과, 친구의 추천 덕분이였다.

"판타지 소설이라...." 500페이지에 달하는 테메레르를 보며 나는 내가 중학생이였던 시간을 떠올렸다. 책을 본격적으로 접했던 시절이기도 하고, 또한 판타지 소설의 세계속에 빠져 있었던 무렵이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그러한 세계관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저절로 흘러가는 시간을, 더욱 빠르게 보내고 싶어서,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벗어 나고 싶은 마음에서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판타지에 푹 빠져 있었던 중2 끝자락의 어느날. 나는 돌연 판타지 소설을 읽기를 중단해 버렸다. 편독을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3년이 지난 지금 나는 테메레르의 첫장을 넘기고 있었다. "요즘 책 읽는게 시들해 졌어,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서야" 핑계를 되며 읽기 시작했지만 사실, 그러할 핑계를 될 이유도 없는 것이였다.


빛을 찾아 불을 향해 날아드는 불나방처럼, 나는 그렇게 테메레르를 만났다.


나오미 노빅 의 첫 작품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나는 테메레르 속의 탄탄하고 흥미로운 스토리와 매끈한 전개와 생생한 묘사, 개성이 뚜렷한 매력적인 등장인물에게 놀랐고, 푹 빠졌다. 테메레르를 읽어 내려가면서 나는 내가 이 때까지 읽어왔던 판타지 소설과 자연스럽게 비교하며, 이것이 진정한 판타지 소설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10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검은색 하드커버의 나니아 연대기가 떠올랐다. 오래 전 읽은 이야기라 어떠한 내용이였는지도 모르겠지만 졸린 눈을 비며가며 새벽을 새며 읽었던 기억이 떠올라 저절로 몸서리가 났다. 테메레르도 그렇게 될까봐.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 같은 느낌이였다. 그와 동시에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부터 눈길을 뗄 수 없을 거라는 감상평이 과장이 아니였음을 알았다. 나 역시 그러했으므로. 책을 읽지 못하는 내내 그 다음 내용이 굼궁해서 얼마나 애가 달았는지 모르겠다.  물 흐르듯이 펼쳐지는 거대한 이야기가 내가 테메레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이유 중 하나 일 것 이다.

테메레르는 나폴레옹 전쟁이 한창이던 19세기 초. 불과 산을 뿜는 용과 비행사로 구성된 각국의 비행중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상함과 지혜를 갖춘 용 테메레르와 그의 비행사가 된 로렌스 대령의 우정과 모험을 다룬 이야기다. 판타지적 요소에 실제로 일어났던 역사적 사실을 가미해서 쓰여져서 기존의 판타지 소설과 다른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자기 자식 처럼 테메레르를 소중히 다루고 아껴주고 배려해 주는 로렌스 대령을 보면서 그 캐릭터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이 가던지. 테메레르 1권을 덮은 지금 이 순간, 내 머리 속에는 테메레르가 로렌스 대령에게 이야기 했던 말들이 울린다.  


테메레르는 로렌스 대령을 언급할때 '당신' 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그 어감이 얼마나 나에게 좋게 느껴지던지, '당신'이라는 표현을 통해서 테메레르와 로렌스 사이의 따뜻하고 다정다감하고 행복한 느낌이 느껴진다. 아니 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잘 못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뭐라고 표현해야 될지, 애매하고 미묘한 느낌이여서 글을 통해서도, 말을 통해서도 제대로 형용 할 수 없을 것 같다. 

테메레르 1권을 다 읽은 지금, 대출중인 2권을 예약하고 기다리면서 테메레르와 로렌스의 앞날엔 어떠한 세계가 펼쳐져 있을까? 라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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