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간의 도쿄여행
남은주 지음 / 리스컴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여자가 TV앞에 앉아있다.
TV속엔 사람들이 많이 본다는 예능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다.
즐거운 듯한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여자는 늘 그래왔듯이 이질감을 느낀다.
열정이 사라졌다고 느낀 것은 오래 전부터의 일이다.
이제 그것은 그다지 별수로운 일이 아니라고 여자는 생각한다.
이생각 저생각에 어제도 밤잠을 설친 여자가 향 좋게 내려놓은 원두커피에 설탕을 한 스푼 넣는다.
단것을 먹으면 피로가 가신다는 말을 여자는 믿고 있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여자는 갑자기 TV속 모든 소리가 소음처럼 느껴진다.
리모컨을 들어 음소거 버튼을 누른 여자가 번쩍이는 TV조명 마저도 성가신 기분이 들어 전원까지 꺼버렸다.
커피를 올려둔 테이블 위에 몇일 전부터 무심하게 놓여져 있던,
책 한 권이 여자의 눈에 들어온다.
언젠가 한번은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일본의 도쿄.
만약 그곳에 가게 된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여자는 생각한다.
아무런 의도없이 여자가 책을 펼쳐들었다.
우연히 떠난 여행길에 도쿄에 매료되어 어리지도 않은 나이에 무작정 짐을 싸서 떠났다는
'저자의 소갯말'에 여자는 '용기있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책의 본문이 시작되기전, 도쿄의 지도와 지하철 노선도가 첨부된 첫 페이지를 펼치면서.
여자의 상상 속에서 '8일간의 도쿄 여행'이 시작된다.


*처음 이 책을 손에 들었을 때,
가벼운 마음으로 훑어보면서 느낌 감정은 '설레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평생 동안 단 두번의 해외여행을 해 봤던 나는 한국 여행사들의 영업 방식 중 하나인 여행지 팜플릿에만 익숙했다.
업체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주로 내가 접했던 정보는 그나라 여행지에 방문하는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방문할만한 수순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나는 어떤 책을 읽던간에 일단 저자의 말을 읽어보는 습관이 있다.
'8일간의 도쿄 여행'은 아기자기한 느낌의 사진에 한번,
여성스러울 듯한 느낌을 가진 외모에 나와는 다른 대찬 용기를 가진 저자의 성격에 또 한번 반하게되서 손에 들게되었다.
책의 표지에는 '우사기(그녀의 닉네임)가 구석구석 찾아낸 보물같은 숍과, 카페, 맛집이야기'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제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보물찾기'를 시작해보자.

제일 앞 페이지에 도심지도와 지하철 노선도가 첨부되어 있다.
책 전체적으로의 분위기는 추억이 가득한 저자 개인의 사진 앨범을 보는 기분이지만,
여행관련 도서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는 느낌을 받게된다.

중간중간 일본의 통화, 신용카드 이용법, 전압, 면세 이용정보 등
알짜배기 정보들이 적혀있어 여행 시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골목 구석구석 간판이 없는 가게를 포함해,
어떤 분위기고 메뉴는 무엇인지,
또 저자가 느낀 인상적인 점은 무엇이었는지 하는 세세한 부분들까지 적혀있다.
그리고, 저자가 소개하는 곳곳은 지도와 홈페이지 주소, 방문 가능한 영업시간까지 섬세히 적어두어서
이 책 한 권이면 다른 정보 수집없이 충분히 소개된 업장을 즐길 수 있을 듯 하다.

저자는 1일부터 8일까지의 시간 동안 도쿄 도심의 각기 다른 곳을 여행한다.
사실 저자는 지금 도쿄에 살고 있으므로, 그녀에게는 일상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지만,
책 속에서 만난 그녀의 일상은
서울의 한 가정집에서 꺼진 TV앞에 앉아 책장을 넘기는 나에겐 가슴 설레는 여행으로 다가온다.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기는 손에 제법 속도가 붙는다.
비행기에서 내려 여행지에 갓 도착한 여행객이 되어,
책 속의 곳곳을 보고 느끼고 있는 기분이다.
이 책의 최대 장점은 '가고 싶다'라는 감정과 지금 '그곳에 와 있다'라는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평소 도쿄에 관심이 있는 이 라면 들어봤을 법한 맛집이나 도너츠가게, 생활용품점 정보도 있어 반갑고,
사전 정보가 전혀 없다해도 신선하게 다가오는 Shop이나 여행 정보들이 가득해서
기분좋게 설렌다.
책에 빠져있던 내가 어느새 사라지고, 지금 그곳에 가 있는 듯한 착각속에 빠져 단숨에 책 한 권을 다 읽은 나는.
단조롭고 권태로운 일상속에
삶의 활력소가 되어줄
'즐거운 여행'한번 잘 했다고 생각하며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아주 오랜만에 저자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은 그런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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