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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나 집 - 2016년 제4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하유지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링크 : https://youtu.be/CJLox-RxzN0
여러명의 인물들이 나오는데 주인공 오동미는 스물아홉에 회사를 그만두고, 착한 성격 덕에 집에서 갖가지 집안일을 하다가 가출을 감행하게 되고, 가출을 한날 모퉁이라는 동네 카페에 들어가서 일자리를 얻게 된다. 나리의 집 한구석과 연결된 모퉁이라는 카페는 나리의 사촌오빠 봉수가 주인이고, 그 옆에 나리네 집에서 세를 사는 리경이 밥집을 한다. 이런 설정이 마치 진짜 소소한 시트콤을 보는듯하다. 굳이 드라마에서 느낌을 찾아보면 노희경작가의 설정같은 그런 느낌이다. 어디서 봤을 법한 그런 사람들 그렇게 평범하여 기대도 안되는 그런 설정인데 넘 재밌고, 인물들의 감성이나 벌어지는 일이 너무 공감이 간다고 해야되나,
이런 여러 인물들은 각자의 외로움을 갖고 있다. 그게 근데 공통점이라기 보다 우리 모두는 외롭다고 생각한다. 외롭지 항상 자기 나름대로...
여튼 외로움들을 그들만의 방법으로 조금씩 해결해 간달까, 억지 스럽지 않게 우리네 삶이 잘 표현 되어 있어서 좋은 소설이였다.
윤주랑 지광의 러브스토리도 요즘 있을 법한 연하랑 모범생사랑이야기, 엄마에 반대에 부딪힌 커플을 연결해 준 견우와 직녀 스토리도 미소짓게 하고, 춘식, 순지, 미자, 미숙 여기 나오는 사람들 어떻게 생각하면 다 그냥 지나칠 만한 그런 사람들에다가 색안경끼고 보면 오지랖 넓은 오지랖퍼들도 있는데 이야기를 참 착하게 잘 쓰셨단 생각이 든다. 읽는 도중 그런 느낌이 전혀 안들었다.
홍이랑 나리가 강아지 참새가 죽은뒤에 입관하고 뭐 그런때 여러가지 감정을 느끼는데 둘다 이야기 도중에 고아가 되었고 그런 인물들인데, 뭔가 읽으면서 슬픔이 욱했다.
처음 읽어보는 청년신춘문예 당선작이였는데 와 이정도 쓰면 신춘문예당선하는 구나 싶은 생각도 들게 했다. 참 잘썼다. 1983년생 허유지 작가님 작품인데 앞쪽에 작가님 얼굴만 봤을땐 훨씬 어릴꺼라고 예상했는데, 마음이 예뻐서 아직도 동안이시고 그래서 세상의 예쁜모습만 보시나 싶다. 집떠나 집 , 집을 떠난후에 다시 집에 돌아오는 구조인데, 참 재밌었다. 봄이랑 너무 어울리는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하는 소설이다.
주말에 시간내서 한편 읽으면 재밌을것 같아서 추천드린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0413/pimg_711207130140116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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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P 삼복더위가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대는 한여름 한낮. 동미는 거실 바닥에 앉아 수건을 개다 말고 벌떡 일어 났다.가슴골로 조그만 벌레가 파고든 것 같아서 였다. 두 팔과 두 다리를 털며 제자리뛰기를 했지만 벌레는 나오지 않았다. 이마에 맺힌 굵은 땀방울이 팔뚝으로 떨어졌다. 알겠다, 벌레의 정체. 한여름, 에어컨을 틀지 않고 지내는 집에 출몰한다는 땀벌레 였다.
156 P 그동안 보키의 몸에서는 시커먼 땟굴물이 빠져나왔다. 동미는 보키의 몸에 좀 더 딷씋나게 온도를 맞춘 물을 부었다. 마음도 그정도 온도가 되었다. 동미는 누군가에게는 우수인력이고,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있다가 없으니 허전한 사람이었다.
177 동미는 전화를 끊은 다음 화장실에 들어갔다. 거울 속에 동미가 있다. 자세히 보니, 오른쪽 광대뼈 부근에 주근깨가 별모양으로 나있다. 원래 이랬나? 거울에 얼굴을 가까이 댔다. 본것 같았다. 그 별모양의 주근깨가 별처럼 반짝, 빛나는 것을. 정말 그런것 같았다.
211튀김만두에 떡볶이 국물이 스며드는 것을 보고 있으려니 마음 속에서도 어딘가 딱딱한 곳에 물이 번져 가는 것 같았다.별빛이 어둠을 밝히듯이.
233 "상주도 안우는데 니가 왜 울어." "야, 초상집에 가면 다 제설움에 우는거래." "그럼 난 설움 없냐?" " 없긴 왜없어, 그런 사람 없다. 니 안 어딘가에 잔뜩 고여 있을 거야. 집중해봐." "뭘 집중씩이나 해서 울어." 나리가 손을 휘저어 보였다. " 나 좀 울게 냅두고 너도 알아서 좀 울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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