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잔의 칵테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이덴슬리벨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손끝, 책을 고르다


 모 사이트에 있던 북이벤트를 통해 <여섯잔의 칵테일>이라는 책의 존재는 이미 알고 있었다. (물론 낙방했지만) 그리고 그 후에 모리사와 아키오의 <무지개 곶의 찻집>이라는 소설을 통해 기억 속에 한 겹의 얇은 서리를 걷어낸 것처럼 이 책의 존재가 찬찬히 다시 떠올랐다. 봐야지 봐야지 미루다가 오랜만에 칵테일 한 잔 생각나는데 돈은 없고, 책도 안 읽히고 소설도 안 써지고, 왠지 이 책이라면 다 읽을 수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 그 예감은 예상적중!






다시 쓰는 이야기

01 지치고 힘들 때 찾아갈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건 멋진 일이다.

 <여섯잔의 칵테일>에서는 스낵바 히바리가, <심야식당>에서는 심야식당이, <카모메 식당>에서는 카모메. 일본은 유독 음식, 그리고 음식을 통한 힐링에 대한 만화나 소설이 많이 나오는 편인데, 말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느낌적으로 왜 그런지는 알 것 같기도 하다. 심야식당이나 카모메 주인들은 조용한 강물과도 같았다면, 스낵바 히바리의 마마 곤마마는 좀 더 요란스럽다. 무게감이 있으면서 동시에 가볍다. 그래서 참 좋다.

02 여섯개의 에피소드 모두 너무나도 가까운 소재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책을 읽어나갔다.

 하지만 그 중에서 몰래 눈물을 훔치며 읽었던 건 치과의사 사카이 료이치와 그의 가족 이야기. 소아암을 앓고 있던 어린 딸의 죽음 앞에 제대로 서지 못했던 엄마와 아빠. 그리고 죽음 앞에서까지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나서 기쁘다는 메시지를 남겨놓고 떠난 사카이의 어린 딸 아이의 이야기. 외롭지 말라고, 자신이 이승을 떠나도 외로워하지 말라고 집 안 구석구석 삐뚤삐뚤한 글씨로 자신의 흔적을 남겼을 아이의 자취가 그려진다.

 어른보다 더 어른스럽고, 그럼에도 아이이기 때문에 생각할 수 있던 순수함.

03 이노우에 미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이 분야에서 일해나가야 할 지 또 다른 교훈을 얻은 기분이다. 자긍심을 가지고 눈 앞에 이익에 급급해하지 말아야겠다. 물론 생계는 위태로우니 진짜 급급한 게 맞지만.

04 참 신기한 건, 음식과 관련된 소설들 대부분 누가 맞았다, 누가 틀렸다를 말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함꼐 살아가야하는가를 말하고 있다.

05 소중한 인연들에게 인생의 멋진 실마리를 던져주는 곤마마에게도 멋진 애인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듬직한.

06 "괜찮아요. 소중한 것일수록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야 하거든. 그래야 상대의 마음 깊숙이, 정확하게 전달되니까. 간판도 마찬가지죠."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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