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0.2 - 지령 600호 기념호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1월
평점 :
품절


어린 시절 추억을 자극하는 잡지들이 있다. 어린 시절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건 미스터 케이와 와와 109였다. 잡지가 나올 때면 잔심부름을 도맡아가며, 부모님에게 나에게 이 잡지를 사줘야 함을 피력하곤 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브로마인드와 같은 연예계 잡지나 윙크, 이슈와 같은 만화 잡지를 좋아했다. 그리고 잠시 과학도의 열정이 불타올라 과학동아나 Newton을 사곤 했는데, 입고 날짜마다 단골 서점을 기웃거리고, 조금이라도 입고가 늦어지면 연락처를 남기며 꼭꼭 연락을 달라 당부를 했었던 기억이 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어른이 돼서도 나는 여전히 잡지를 구독하고 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공연 전문 매거진인 더 뮤지컬을 구독했고, 정기 구독을 아니지만, 우먼카인드나 문학잡지를 산다.


수많은 잡지들 속에서 「샘터」는 가장 쉽게, 가장 보통의 사람들의 추억을 즐길 수 있는 잡지였다. 은행이나 미용실, 도서관에 늘 비치가 되어있었다. 어릴 때는 가장 보통의 사람들의 이야기보다는 가장 멀리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궁금해했기에 무료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 집어 들었다 번번이 내려놓고는 했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그 안에 담긴 내용을 보며 터져버렸다 믿는 꿈을 키운다. 전문 기자와 칼럼니스트들의 글로 가득 채워진 내 추억 속 잡지와 달리, 샘터를 통해 만날 수 있는 글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내 주변 사람들이다. 조금씩 다른 경험과 감정이 묻어나는 친숙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울컥 차오른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빛나고 있지만, 가장 공감이 많이 됐던 건 내 인생의 황금기라는 특집이었다. '철의 연인'이었던 대학시절을 추억하는 분의 글을 시작으로, 유튜버 엄마의 보람찬 하루, 청각장애인 마술사가 꿈꾸는 행복까지. 어쩜 이야기 하나하나가 요즘 내가 스쳐 지나갔던 감정들을 조금씩 조금씩 담고 있는지ㅡ!


초등학교 운동장에 찾아가 타임캡슐을 찾아낸다면 잃었던 호기심을 되찾을 수 있을까?

내 인생의 황금기 - 말괄량이로 돌아가고 싶은 날 / 권기영 中


아이와 노는 모습을 유튜브에 올리며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 영상을 찍고 편집해 업로드하는 시간은 나만의 전문적인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내 인생의 황금기 - 유투버 엄마의 보람찬 하루 / 김의선 中


이처럼 이번 600호는 「샘터」가 가지고 있는 가장 보통의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성격을 잃지 않으면서도, 긴 시간 이 잡지를 사랑했던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몽글몽글 묻어난다.


개인적으로 크로스오버 첼리스트 홍진호의 인터뷰 <크로스오버 첼리스트의 깊은 사랑>, 다시 읽는 반세기 샘터로 소개된 <담배 적금, 술 적금>도 재밌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이번 「2020년 02월 샘터 _ 지령 600호 기념호」를 놓치지 마시길.












* 본 리뷰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 14기 활동의 기록으로 샘터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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