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녀들
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서유리 옮김 / 뿔(웅진)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크라임 픽션의 핵심은 서사 속도와 어려운 상황에 갇힌 캐릭터의 감정과 액션이다. 따라서 작품에 표현한 문장이 여름철 엿가락이면 독배다. 이 소설의 장점은 서사의 스피드다.  각 챕터가 웰메이드 액션 영화의 시퀀스처럼 시원했다. 메인플롯과 서브플롯이 치밀하게 직조된 스토리에 풍부한 디테일이 토스트에 버터처럼 스몄다. 스토리 전반에 편제된 불안이 철봉에 매달린 사람의 손아귀처럼 독자의 심장을 꽉 움켜쥐고 있다.  

 다만 작품의 후반부에서 느낀 스토리의 작위성, 문장과 단락사이를 매끄럽게 연결하지 못하는 내러티브가 손끝에 박힌 미세한 가시 같았다. (하지만 이 부분은 작가의 필력 문제가 아니라, 편집자의 실수이거나 번역상의 오류일수도 있다) 그리고 에피소드 몇몇에서 인기작가의 그림자가 보였다. 특히 기시 유스케!)  

 각 챕터를 요약하면 그게 곧 신이 될 터이니까 영화로 제작한다면 시나리오를 따로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본격소설에 비교해 추리소설의 수준이 턱없이 낮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하면, 이 작가의 존재는 매우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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