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양식·새 양식 열린책들 세계문학 284
앙드레 지드 지음, 최애영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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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양식-새 양식

앙드레 지드 ㅣ 열린책들

 

나의 부족함을 깨닫게 해주는 책들이 있다이해력집중력사유의 깊이가 한없이 부족함을 이 작품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새 양식을 읽으며 깨닫는다고로 내가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즐기지 못하는 것은 작품의 문제가 아닌 나의 문제라는 말이다나에게는 어렵고도 어려운 작품이었다하지만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작가의 문장들은 책장 넘기는 것을 멈추게 할 만큼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결국 전체를 이해하기 보단 단편적 문장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단 걸로 만족했다.

 

앙드레 지드는 결핵으로 투병 중 [지상의 양식]을 집필했다가상의 수신인이자 말벗인 나타나엘에게 보내는 다양한 방식의 말걸기는 문학 종합세트이다편지일기여행기록대화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지드는 욕망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한다지드는 [지상의 양식집필 후 38년이 지나 [새로운 양식]을 펴낸다.

 


 

지드는 [지상의 양식]에서 '욕망'에 대해 말한다기다림이 욕망이 아닌 마중하는 일이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문장에 동의한다무언가를 바라는 것이 지나치면 우리는 힘겨워진다그저 설레하는 마음 정도면 적당하다나에게 이를 수 있는 것내가 가진 것 안에서만 욕망한다면 상처 받지 않을 것이며 예측가능한 것이기에 평온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알면서도 욕심을 낸다언제나 나의 능력 이상을 바라고때때로 남의 것을 탐한다지나친 욕망은 성취했다는 기쁨보다는 도달하는 과정 안에서 우리를 지치게 만든다욕망을 채움으로 인한 발전과 성장보다는 소진되어 스스로에게 실망만 할 것이다.

 

욕망이 사랑으로 이루어졌다면 나를 아프게도남을 상처주지도 않을 것이다욕망에 대한 지드의 깊은 사유가 평온함을 가져온다몸도 마음도 힘겨워질 만큼 피폐해졌을 때 지드는 지난 날 자신을 뒤돌아보았을 것이다그리고 스스로를 병들게 했을 욕망에 대해 고찰했을 것이다그의 깊은 사유에 온전히 도달할 수는 없으나 그의 문장들이 좋다.

 


 

[지상의 양식]을 마무리 하며 지드는 나타나엘에게 이 책을 던져 버리라고 말한다그러면서 이 책으로 부터 해방되라고도 이야기 한다그건 아마 책으로 얻은 지식과 사유는 직접 경험한 깨달음에 비하면 미비한 것임을 말하는 것이리라그는 책에 만족하여 안주하지 말고책으로 얻은 양식은 진정한 진실이 아니라고도 다시 한번 경고한다곧 내가 경험하여 깨달은 양식이 진짜 우리의 양식인 것이다그래야만 세상에 둘도 없는 소중한 존재로 우리는 창조될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자기주도적으로 찾은 양식이 진정한 나의 양식이다. [지상의 양식]은 지드의 깨달음이므로 지드의 양식인 것이다우리가 그의 깨달음을 이해하고따를 수는 있으나 그것은 어찌보면 모방일 뿐이다그러니 지드의 충고대로 나만의 양식을 찾고 나의 그릇만큼 깨달아도 충분하다.

 

38년이 지나 다시 양식에 대해 써내려간 [새 양식]의 마지막에서도 지드는 우리에게 주도적 양식에 대해 말한다모든 것은 내 자신에게 달린 것이며제안하는 삶을 그대로 수락하지 말 것이며나의 삶의 책임은 온전히 나에게 있으니 우상에게 제물을 바치지 말라고 경고한다두 양식 사이에 변화는 물론 공통점도 존재한다.

 


 

[새 양식]이 [지상의 양식]과 다른 점은 좀더 이타적이라는 것이다나의 욕망사랑깨달음이 중요했던 [지상의 양식]과는 다르게 [새 양식]은 나만의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라고 말한다.

 

고급스러운 식탁보다는 주막의 편하고 왁자한 식사가 더 좋고벽으로 둘러싸여 안에서도 밖에서도 서로를 볼 수 없는 최고의 아름다운 공원보다는 남녀노소 누구나 들락거리고 부딪칠 수 있는 공공의 정원이 더 좋다고 지드는 말한다또한 귀하디 귀해서 다루기 조심스러운 희귀본 보다는 거리낌 없이 들고 나갈 수 있는 책이 좋으며 홀로 감상해야 하는 예술 작품이 아름다울수록 나누지 못함에 슬픔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라 말한다.

 

타인을 위해서라도 스스로 행복해야 하고내가 행복해야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으며나의 행복은 곧 모두의 행복이 되며모두가 행복해야 본인도 행복해 진다는 행복 전도사 지드결국은 나만 행복하면 반칙이며 타인의 불행을 보며 행복해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말인듯 하다공감하며 동감한다지당한 말씀이다.

 


 

지드의 경고처럼 나도 이 책을 이젠 던져버리고 나만의 양식을 찾기 위해 노력하련다또한 나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여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련다그의 깊은 생각에 도달하지는 못했으나 작게나마 얻은 깨달음에 감사한다또한 던져버린 [지상의 양식새 양식]을 종종 들춰보면서 책 속에 넘쳐나는 지드의 양식도 찾아볼 것이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한 출판사열린책들’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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