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열린책들 세계문학 54
볼테르 지음, 이봉지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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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성격이 매우 유순하며생김새도 마음씨처럼 온화한 젊은이가 있었다그는 성격과 외모에 걸맞는 '캉디드'라는 이름을 가진 청년이었다청년은 베스트팔렌의 툰더텐트론크 남작의 성에 살았기에 하인들은 그를 남작의 조카라 생각했다남작의 여동생이 이웃의 선량하고 점잖은 귀족과 관계하여 낳은 아이라 짐작했던 것이다하지만 남작의 여동생은 이웃의 귀족이 '단지 71'까지만 뿌리를 알고 나머지 윗대 조상은 모른다는 이유로 결혼하지 않았다결국 근본없다는 이유로 결혼을 하지 않았단 말이다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실제 존재하는 대상이 아닌 그의 집안과 그의 조상들이 결혼 선택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는 당시의 결혼관을 비판하고 있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다역시 소문대로 풍자가 난무하는 작품임을 증명하고 있다프랑스의 계몽사상가인 볼테르가 명성의 정점이었던 64세에 집필했다는 작품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는 모순된 사회와 정치부패한 성직자종교의 불관용을 신랄히 비판하며 인간의 운명은 오직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라는 볼테르의 계몽사상을 잘 보여준다.

 

볼테르가 태어난 시기는 절대군주 루이 14세가 통치하던 시절이었고신앙의 자유를 허락했던 낭트칙령이 폐지되어 오직 하나의 종교만이 허용되던 시대였다이러한 시대에 볼테르는 뛰어난 지성과 특유의 독설로 모든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고 권력을 비웃으며 기존의 관념들을 풍자하고 조롱했다그때까지 절대적인 종교와 권력을 그처럼 노골적으로 비아냥댄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어디서 나온 자신감일까아마도 자신이 풍자하고 조롱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조롱할 만큼 잘못되었음을 정확히 인지해야만 가능한 일일 것이다지성과 통찰자신감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순진한 청년 캉디드는 '팡글로스'라는 가정 교사의 가르침을 맹신한다철학자 팡글로스는 원인 없는 결과는 없으며우리의 세계는 가능한 모든 세계 중 최선의 세계이며남작 각하의 성은 이 세계에서 가장 멋진 성이라고 말한다솔직히 얼통당토 하지 않으며 허술한 이론이다코는 안경을 얹기 위해 만들어졌고다리는 양말을 신기위해 만들어졌으며돌은 성을 짓기 위해 생성되었단다그리고 성이 멋지기에 그곳에 살고 있는 남작 일가의 휼륭함이 증명된다고 말한다어이가 없다하지만 '순진한캉디드는 그의 강의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이 무너지면 우리는 혼란스러움에 갈피를 잡지 못한다캉디드에게도 그런 혼란이 닥쳐온다캉디드는 세상에서 제일 멋지고제일 아름다우며 지상 낙원이라 믿어 의심치 않던 남작의 성에서 쫓겨난다남작의 딸 퀴네공드와 캉디드가 서로가 서로에게 '충족 이유'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행한 행동으로 캉디드는 쫓겨나게 된 것이다젊음의 피끊는 욕망이 원인이 되어두 남녀의 입맞춤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는데 최선은 아니었던 것이다.

 

캉디드의 개인적 삶은 성에서 쫓겨난 이후 고난의 연속이라 볼 수도 있으나남작의 성에서만 살았다면 그의 순진함은 무지가 되어 평생 좁은 시선으로 살아갔을 것이며 ,남작의 성만을 기준으로 세상을 평가했을 것이다그랬다면 세상이 얼마나 약자와 여성을 잔인하게 짓밟으며일부 종교인들이 타락하고 탐욕적이며 이기적이라는 것을 평생 몰랐을 것이다또한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비상식적이며자기 중심적인 소수의 일부 사람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힘을 행사한다는 것도 몰랐을 것이다.

 

그의 이름이 '캉디드'라는 것도 큰 의미가 있어보인다.무지할 정도로 순진 무구하여 세상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 자는 캉디드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제대로 된 선택을 하지 못하여 삶의 굴레 속에서 이리저리 뒹굴 수 밖에 없음을 시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영부인에게 선물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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