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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46
케이트 쇼팽 지음, 한애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1월
평점 :

▣ p.199-The end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시간에 로베르와 재회하게된 에드나.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외마디소리를 지른 그녀의 심정을 십분 이해할 수 있다.어쩌면 그의 멕시코 행은 젊은이의 원대한 포부가 아니라 에드나의 감정을 깨닫고 도망친 것일 수도 있다. 그는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젊은이 였을까? 찌질한 겁쟁이였을까?
에드나는 로베르와 재회한 후 그와 함께 있었고, 그의 목소리를 듣고 손도 만졌다. 하지만 그가 멀리 멕시코에 있었을 때가 오히려 더 가까웠던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한다. 이는 자신을 깨운 '로베르'라는 인물이 자신이 만든 허상이었음을 깨쳤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로베르는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도, 혹여 사랑한다 하더라도 사회와 관습을 깨고 에드나와의 사랑을 완성하려 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예전같은 그의 부드러움을 다시 일깨워 준 것도 그녀이고, 그들의 부드럽고 시원하며 섬세한 키스를 먼저 시작한 것도 그녀이다. 그런데도 결국은 또 '사랑하기에' 떠난다는 비겁함을 보이며 로베르는 떠난다.
로베르와 함께였다 한들 그녀가 과연 만족감을 느끼며 행복했을지는 알 수 없다. 아이들이 소중하지만 그녀의 몸과 영혼을 소유하는 것은 절대 허용하지 않았으며, 예술가임을 자부하면서도 오만한 라이즈 양과는 다르게 사람들과 즐길 줄 알았던 그녀를 쇼팽의 표현대로 로베르는 결코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을 온전히 그가 이해하지 못할 것이며,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과의 사랑은 의미가 없음을 다시 한 번 그녀는 '각성' 했을 것이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영부인에게 선물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