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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가게 - 제19회 일본 그림책 대상 수상작
도키 나쓰키 지음, 김숙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2년 2월
평점 :
『기분가게』
도키 나쓰키 ㅣ 김숙-옮김 ㅣ 주니어김영사
하루에도 수십 번 씩 바뀌는 우리의 '기분' . 국어사전적 의미는 대상, 환경 따위에 따라 마음에 절로 생기며 한동안 지속되는, 유쾌함이나 불쾌함 따위의 감정을 말하는 것이다. 결국 외부의 요인에 따라서 널뛰어지는 것이 기분이라는 것이다. 신기한 것은 외부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지만, 내가 만든 기분이 외부에게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특히나 가깝고, 사랑하는 사이일 수록 그 영향력은 큰 것이 기분이다.
작고 미숙한 아이들은 상대의 기분을 헤아리는 것이 아직은 어렵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기분에 가장 영향을 받는 것이 아이들일 것이다. 이 책의 아이도 마찬가지이다. 한올의 머리털이 삐죽 나온 둥글둥글 귀여운 얼굴을 가진 『기분가게』의 주인공 아이는 자신 주변의 모든 것이 과연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 그런데 마침 아이의 집 근처에 이상하고도 요상한 가게가 들어선다. 바로 '기분'을 파는 가게란다.
아이는 첫 번째로 '기린 목의 기분'을 선택한다. 기린도 아니라 기린 목의 기분이라니 기발하다. 기린 목은 높은 곳에서 그 어느 것과도 마주칠 일이 없어 먼 곳만 바라본다. 아무일 없음은 아이에게 무료함이나 지루함이 아닌 평화로움의 기분을 느끼게 한다. 심상치 않을 만큼 철학적인 아이이다.
두 번째로 아이는 '스위치의 기분'을 사러 간다. 딸깍딸깍 올라가고 내려가는 일이 전부인 스위치가 되어 아이는 쉼없이 아래도 위로 시선이 바뀐다. 힘겹고 재미없다고 느낄만도 한데, 이 철학적인 아이는 반복되는 과정을 춤추는 것 같다고 느끼고, 누군가에게 환함을 선사함에 행복한 기분을 느낀다.
이후에도 아이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다양한 것들의 기분에 호기심을 가지고, 그것들이 되어서 경쟁하는 기분, 스릴 넘치는 기분, 너덜너덜해지는 기분, 작아지는 기분 등 다양한 기분을 느낀다.
꼬마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의 기분이 아닌 어떤 물체의 기분을 느끼고 싶은지로 접근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우리의 삶은 인간과의 관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생물에게도 기분이 존재한다고 상상한다면 더 풍부한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