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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그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7
조르주 상드 지음, 조재룡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평점 :

『그녀와 그』
조르주 상드 ㅣ 조재룡-옮김 ㅣ 흄머니스트 세계문학 007
'조르주 상드' 는 19세기 프랑스의 소설가이다. 그녀는 소설가이지만 작품 보다는 이혼, 쇼팽과 뮈세의 연인, 남장 등으로 더 기억되는 여인이다. 그녀의 사랑은 주로 모성애적이었으며 , 항상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알프레드 드 뮈세'는 젊은 나이에 능력을 인정 받은 시인이며 빠른 나이에 시적 능력이 고갈된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예술가적 능력이 고갈된 원인은 문란한 생활 때문이었으며 빈약한 의지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다감하고, 이기적이며, 언제나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던 사람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보살필 줄 아는 여인과 사랑 받기를 갈망하고 혈기 왕성했던 아름다운 청년의 사랑은 [세기아의 고백] 과 [그녀와 그]라는 두 편의 작품으로 후대에 까지 전해지게 된다. 내가 읽은 작품 『그녀와 그』는 조르주 상드의 시선으로 그들의 사랑을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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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즈 자크’와 ‘로랑 드 포벨’은 우연히 서로를 알게 되고, 본능적으로 서로에게 이끌린다. 우정, 동료애, 연민 같은 단어로 서로의 주변부를 맴돌던 두 사람 앞에 미국인 남성 ‘파머’가 등장한다. 로랑에게 초상화를 맡기며 로랑과 테레즈를 지켜보던 파머는, 초상화가 완성된 날 로랑에게 그도, 그녀도 서로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로랑은 테레즈에게 편지를 써 사랑을 고백하고 둘은 함께 이탈리아로 사랑의 여행을 떠난다.
두 사람은 사랑의 결합이 가져다주는 환희를 맛보지만, 이내 상반되는 성향으로 인해 삐걱댄다. 게다가 테레즈는 방탕하기로 유명한 로랑과 어울려 다니며 평판이 나빠지고, 규칙적이고 계획적이었던 본래 삶이 흔들리며 경제적 어려움을 맞는다. 사랑의 현실이 낭만적이고 아름답지만은 않듯이 여행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의 의견은 계속해서 엇갈리고, 사랑의 확신은 의심과 불신으로 변모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좇는 로랑에게 테레즈는 자신을 구속하는 답답한 존재였고, 테레즈는 그런 로랑을 자신이 바꿀 수 없음을 받아들인다. 마침내 둘은 이별하지만, 여전히 다양한 이름으로 서로의 곁을 맴돌며 끝날 듯 끝나지 않는 관계는 끈질기게 계속된다.

그녀의 소심한 거리두기는 그녀의 아픔이었다. 자신의 상처가 너무 커서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게 되면 찾아올 고백의 시간도 힘겹고, 사랑의 유효기간이 지나면 어김없이 겪게 되는 추궁과 의심도 싫었을 것이다.
그녀는 사랑 때문에 매번 상처받지만, 그래도 항상 사랑을 하게 된다. 로랑의 분열, 추궁, 비난, 몰아부침을 참아내기도 하고, 도저히 참아내기 힘들어 헤어지다가도 다시 돌아간 것은 어쩌면 로랑이라는 청년보다는 로랑의 예술적 능력을 사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녀는 로랑에게 안정을 찾고 작업을 수행하라고 항상 타이른다. 또한 그의 변덕과 정열이 예술의 결과물과 연결된다면 자신이 곁에서 안정을 추구하게 인도하는 것이 의미없음을 생각한다.
성실하게 열심히 집중하여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데도 광기와 천재성을 가진 사람이 이룬 성과 보다 나의 성과가 미비할 때 우린 좌절하고 실망한다. 어쩌면 테레즈가 로랑에게 그런 것을 느낀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이 무언가를 창작할 수는 없지만 자신으로 인해 누군가의 창작에 도움을 주는 뮤즈가 된다는 것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참을 수 없는 슬픔일 것이다. 게다가 나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 상대라면 더 참기 힘들다.
어쩌면 로랑의 입장에서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자신의 변덕을 가장 경멸했던 것은 로랑 자신일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연인이 원하는대로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삶을 함께 하고 싶지만 무료하고 창의적이지 못한 시간을 참아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그의 예술적 광기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이런 변덕과 광기는 사랑하는 사람 모두를 힘겹게 한다.

로랑과 테레즈의 관계는 서로를 고통 받게 하고, 그들은 곧 고통에 익숙해지게 된다. 그들은 고통을 사랑이라 착각한다. 그녀로 인해 받은 고통은 그에게 창작의 결과를 가져오고, 그의 예술적 성과를 지켜보며 그녀는 자신이 예술적 영감을 주는 존재가 된 것이라 생각하며 의미를 두는 것이다.
조르주 상드가 뮈세와의 사랑에 관해 자신의 관점에서 썼다는 [그녀와 그]는 철저히 상드 위주의 서술이다. 그녀 스스로는 넘치는 매력과 모성 본능으로 상대를 감씨며 상황을 잘 해결하려 했는데 ,소유욕이 강하고 의심과 질투가 많은 두 남자가 결국은 관계를 어긋나게 했다는 변명으로만 들려서 불편하기도 했다. 뮈세의 [세기아의 고백]도 읽어보아야 겠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가 될 것 같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영부인에게 선물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