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 - 재활용 시스템의 모순과 불평등, 그리고 친환경이라는 거짓말
미카엘라 르 뫼르 지음, 구영옥 옮김 / 풀빛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

미카엘라 르 뫼르 ㅣ 풀빛

 

우리 속담 중 '눈 가리고 아웅한다라는 말이 있다얕은 수로 남을 속이려한다는 뜻의 말이다알면서도 모르는 척 해야 더 맘이 편한 상황을 나타낸다이 책에 제시된 폐플라스틱 재활용이 이 속담과 잘 어울리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눈에 쓰레기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구상에서 그것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특히 플라스틱의 경우가 그렇다플라스틱은 인류에게 편리함과 다양성을 선사했지만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켰다플라스틱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아주 미세하게 분해되어 존재를 흐리게 느끼게 할 뿐이다그러니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용을 줄여야 한다하지만 한번 경험한 편리함을 버리기는 어렵고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에 힘들다.

.

.

1999년 개봉한 [아메리칸 뷰티]에는 흰 비닐봉투가 날아다니는 유명한 장면이 있다바람 부는 대로 날아다니는 비닐봉투를 통해 '사물 이면의 것'에 대해 인물은 서술한다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의 저자 미카엘라는 샘 멘데스 감독의 [아메리칸 뷰티]의 이 장면을 언급하며 우리에게 보이는 대로 보지 말 것을 경고한다.

 

베트남 북쪽 지역에 위치한 민 카이 마을에는 천 통 분량의 컨테이너가 매일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한다컨테이너에는 쓰레기가 가득 실려있고내려진 쓰레기는 공장에서 사람들의 손을 거쳐 일일이 해체가공된다우리가 보아야 할 이면이 존재하는 공간이다.저자가 민 카이에서 본 쓰레기들은 영어가 이곳저곳에 새겨진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 포장지였다영어가 새겨진 포장지는 영어권 국가에서만 발생하는 것일까세계화 시대 공통의 언어가 새겨진 것 뿐이지 만들어지고사용되는 곳은 다양하다무역으로 거래되어 민 카이에 모여진 이 쓰레기들은 재활용하여 새로운 제품의 원료가 될 수 있는 것들일까세계의 쓰레기들이 한 곳에 모여 분류되는 것은 공정한 것일까이것은 환경적 문제일까정치적 문제일까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면서 버린 재료들이 우리 눈에서 멀리 치워진다하더라도 민 카이에서는 더 잘 보이게 된다면 쓰레기 문제가 해결된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

 

플라스틱은 분해될어 작은 조각이 될 뿐 사라지지는 않는다하지만 일부 업체는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첨가물 혼합제를 사용하여 생산된 플라스틱 봉투가 자연 속에서 '사라질수 있다고 홍보한다첨가제가 함유된 플라스틱에 대해 2021년 유럽연합은 시장 진입을 금지시켰다그럼에도 산화해체성 플라스틱은 전 세계에 퍼져있으며베트남에서는 '친환경'라벨을 붙이고 대형 마트 계산대에 배포되어 있다.

 

유럽의 여러나라들은 자신들의 쓰레기를 자신들 인근의 나라로 '2차 원료'라는 이름으로 수출하고 있다폐플라스틱은 2006년 진화된 바젤 협약에 의해 유해 폐기물 목록에 추가되었다하지만 여전히 폐플라스틱은 수출입되고 있다음성적으로 발생하며 베트남 정부가 이를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

.

내 눈앞에 폐플라스틱이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것이 아니다우리 모두가 함께 살고 있는 지구의 한 구석에서 여전히 지구와 우리 모두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플라스틱은 결코 소멸되지도쉽게 재활용되지도 않는다그냥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곳에서 형태를 변형시키며 지구와 인류를 병들게 하고 있을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