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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의 아홉 번째 다리
디르크 로스만 지음, 서경홍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3월
평점 :
▣p.256 -The end
◐ p.289
"나는 너를 지키고, 너는 나를 지킨다. 이런 게 가족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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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두 형제가 어린 시절 자신들의 형제애를 돈독히 하기 위해 만들었던 맹세문은 지구 안에 함께 살고 있는 자연과 인류의 관계를 말하는 듯 하다. 우리는 가족이다. 하지만 한쪽이 지나친 욕심과 힘을 쥐고 있어서 다른 한쪽이 지나치게 찌그러져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두 형제가 서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듯 인류가 자연을 위해 노력한다면 '지구'는 화목하고 행복할 것이다. 자연은 언제나 우리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으니까.....
슈퍼 동맹의 생태 독재가 난 왜 불편하게 느껴지는 걸까? 분명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위해 좋은 일이고 필요한 행동인데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현실에서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그들의 동맹 이면에는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비리가 분명 존재할 것이라는 사회에 대한 강한 불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처음엔 좋은 취지로 시작한 선한 동맹이 언젠가 변질될 것이라는 삐뚤어진 생각도 한 몫하고 있다. 이 작품은 '기후위기SF'이다. 다소 억지스러운 전개이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억지스럽고, 강제적인 개입이 필요할 만큼 지구가 병들고 있다는 것을 상기 시킨다.
문어의 다리는 여덟 개이다. 각자 따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 같지만 함께 작동한다. 지구를 위한 우리 모두의 행동은 제각각이겠지만 같은 곳을 향해야만 할 것이다. 작품 속에서 인간이 문어에게 밀어붙인 아홉 번째 다리의 결과를 상기하며 자연을 대할 때 우리는 겸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