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와 대화를 시작합니다 - 편견과 차별에 저항하는 비폭력 투쟁기
외즐렘 제키지 지음, 김수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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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3~The end

 

p.271

코란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 주지만, 나는 바로 그 코란이 우리를 갈라놓는 데 이용된다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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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극단주의자 마흐무드는 터키의 억압에 대항했던 소수민족 쿠르드인이다. 그는 덴마크로 망명하기 전까지는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자신의 선택에 의해 버리기도 했었다. 자신의 민족을 억압했던 터키와 전쟁을 벌이기 위해선 이슬람 신앙을 공유하는 사람들과는 전쟁을 금한다는 교리를 깨야 했기에 부모와 종교적인 갈등을 겪으면서도 저항 운동을 위해 이슬람을 거부한다.

 

마흐무드는 쿠르드 단체의 핵심 인물이 되고, 오랜 투옥 끝에 덴마크로 망명한다. 그는 망명 후 쿠르드 단체의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되며, 오히려 자신의 단체로 부터 제거 대상으로 지목된다. 이에 회의를 느껴 '코란'에 매달리게 되고, 이후 그는 완전한 이슬람극단주의자가 된 것이다.

 

마흐무드가 믿고 추구하려는 가치관이 과연 존재하는지 의문스럽다. 자신의 상황에 따라 추구하는 가치관이 바뀐다고 밖에 볼 수 없는 행보이다. 중요한 것은 그는 자신이 믿겠다고 결정한 것에 대해 극을 달려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는 극단을 즐기고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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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35

그렇다. 요한은 단지 자신이 믿는 것을 위해 싸우고 있을 뿐이었다.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는 둘 다 대화를 통해 태산도 옮길 수 있다고 믿는다. 다만, 그는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은 것뿐이다. 그의 싸움도 나의 싸움만큼 정당하다. 무기나 강압적인 행동을 동원하지 않는 한, 나만큼 그도 자신이 믿는 바를 위해 투쟁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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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를 질병으로 정의 내리고, 어떤 상황이든 이혼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예수를 믿지 않으면 지옥불에 빠진다고 굳게 믿는 극단적인 그리스도교 단체들이 있다. 이들은 변화를 반대하고, 자유로움을 변덕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대에 따라 변화한 다양한 가치관을 반대한다.

 

시대는 변한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오래된 믿음과 진리만을 고집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종교의 말씀을 따르는 목적이 말씀을 실천하는 것에 있는 것인지, 종교를 통해 위안을 얻어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힘을 얻는 것에 있는지 극단적으로 종교의 말씀에 매달리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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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377

터널 끝의 빛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 끝에 빛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터널이 굽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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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나와 다른 사람들의 대화는 불필요하며, 상대를 변화시킬 수 없다고 말한다.(p.361) 개인들의 대화는 무의미하며 집권 권력이나 지도층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험한 발상이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권력이 사회를 장악하면 역시나 또다른 쪽은 권력을 통해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말할 것이다.

 

대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이유는 서로가 상대를 자신의 방식으로 바꾸려는 목적이 너무 뚜렷하기 때문이다. 모두의 의견은 소중하며, 모두가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할 권리는 동등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또한 서로의 다름을 인식하고 존중하며 , 서로에게 상처주지 않고 우리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오래 걸리더라도 찾아야 한다. 해결되지 못하더라도 상처는 남기지 말아야 한다.

 

공감의 힘은 크다.(p.414) 상대의 입장이 되어 공감을 하다보면 내 입장만 고집할 수는 없게 된다. 상대를 인정하고, 잘못이 있다면 서로를 들여다보고 사과하며 , 가진 것을 서로 나눈다면 분쟁을 넘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해 싸우는 가수 '아치노암'의 생각에 동의한다. 또한 '대화'의 힘을 믿는 저자 외즐렘의 의견에도 귀기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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