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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가장 큰 발자국 - 80억 명의 인간이 1명의 거인이라면
롭 시어스 지음, 톰 시어스 그림, 박규리 옮김 / 비룡소 / 2022년 1월
평점 :
『지구에서 가장 큰 발자국』
80억 명의 인간이 1명의 거인이라면
롭 시어스-글 ㅣ 톰 시어-그림 ㅣ 비룡소
기발하다. 인간은 단순해서 눈에 보이는 크기의 차이에 민감하다. 이 책은 단순한 우리에게 환경에 대해 제대로 이해시키기 위해 기발한 생각을 해낸다. 일명 '뭉쳐 이론' 이다. '80억 명의 인간'을 합쳐서 '1명의 거인'으로 만든다면 어느 정도의 크기일까라는 생각이 이 멋진 그림책의 시작이라고 한다. 숫자로 표현된 동물 개체를 그림으로 옮기고, 개체의 수를 크기가 다르게 표현한 것이다.
이 그림책은 환경 그림책이다. 대한민국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의 강력추천이라는 타이틀이 책의 표지에 노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환경 이야기를 할 때면 언제나 거론되는 '탄소 발자국'을 연상시키는 제목이기 때문이다. 뭉쳐이론에 의해 뭉쳐진 거대한 1명의 거인은 당연히 발자국의 크기도 어마어마하다. 그가 남긴 까만 발자국에 많은 동물들 중 일부는 밟혔을 수도 있고, 까만색이 뿜어내는 공포는 다른 동물들에게도 두려움을 야기시킨다.
개체수를 크기로 나타내어보니 뭉쳐진 인간의 크기는 월등히 압도적이다. 다른 동물들의 크기는 인간의 크기와 비교하면 애처롭다. 대왕호랑이는 대왕거인의 엄지손톱 크기이며, 대왕기린은 대왕거인의 발목 높이밖에 안된다. 멸종 위기 동물인 대왕수마트라코뿔소는 전세계에 80마리여서, 대왕북부흰코뿔소는 전세계에 2마리 밖에 안되어서, 대왕인간의 눈썹사이에 숨은 작은 벌레 같다. 하지만 인간을 위해 키워지고 있는 가축인 닭, 소, 돼지는 다른 동물들과는 다르게 덩치가 대왕인간과 비슷하다. 뭉쳐 이론으로 만들어진 지구상 동물들의 크기를 대왕인간과 비교하며 개체수가 적은 동물과 개체수가 많은 동물을 확인하니 씁쓸한 기분과 함께 문제의 심각성이 더 와닿았다.
이 그림책의 장점은 지구의 환경 문제를 쉽게 풀어놓아 우리의 이해를 돕기도 하지만 , 우리에게 긍정적인 해결점도 스스로 찾아볼 수 있게 제시해준다. 지구를 위협하는 거대거인이지만 절대악처럼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지 않고, 다소 익살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몰라서 저지르는 우리의 잘못들을, 우리가 잘 알고나면 조심할 거라는 작가들의 긍정적인 생각 때문일 거라 해석해 보았다. 그림책 앞뒤 면지의 서로 다른 그림은 작가들이 80억명 지구인들에 대한 기대를 표현한 것일 수도 있으니 꼭 비교해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