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100년 전쟁 - 정착민 식민주의와 저항의 역사, 1917-2017
라시드 할리디 지음,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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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145-243

 

● p.230

같은 날 밤인 916남동생 라자하고 나는 초현실적인 광경을 목격하면서 당혹감에 빠졌다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가운데 이스라엘 조명탄이 베이루트 남쪽 전역에 차례로 떨어지고 있었다끝도 없이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조명탄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자 당황스러웠다군대는 보통 전장을 비추기 위해 조명탄을 사용하는데이미 한 달 전에 휴전이 체결되었고팔레스타인 투사들은 일주일 전에 철수했으며이스라엘 부대의 서베이루트 도착에 맞서는 레바논 세력의 미약한 저항도 전날 끝난 상태였다폭발음이나 총격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도시는 고요한 채 두려움에 떨었다.

 

터전을 두고 떠나야 하는 사람들보다 그들을 내쫓는 사람들을 외부에서는 더 걱정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느꼈을 무력감과 분노는 어떠했을까이스라엘인들이 자신들을 잘 포장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팔레스타인인들이 무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팔레스타인 100년 전쟁』 속에서 묘사되는 이스라엘의 모습은 이중적이고비열하다또한 그들을 지지하며 중동에서 자신들의 이익과 입지를 다지려함이 뚜렷해 보이는 미국도 같은 모습으로 비추어진다.

 

유대인이 자신들의 옛 땅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팔레스타인에 이주한 것을 시작으로팔레스타인들을 몰아내고그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단계까지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중동 안에서 이권을 취하려 했던 영국과 미국의 지지와 이리저리 눈치 보기만 바빴던 인근 아랍권 국가들의 책임을 넘어 국가로써 자신들의 힘을 발휘하지 못한 팔레스타인인들 본인들의 잘못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또한 그들을 테러리스트로 낙인 찍으려 하는 것이 지나친 음모라고는 하지만 그들이 테러를 행한 것은 사실이니 이는 달게 받을 쓴소리이다상대의 잘못을 또따른 잘못으로 되갚아 주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다이는 이스라엘도 똑같다그들은 팔레스타인무장단체를 테러리스트라 부르며 비난하지만 본인들이 행한 민간인 학살은 테러가 아니란 말인가.

 

1982년 레바논 내전 부분을 읽으며 드뇌 빌뇌브 감독의 영화 [그을린 사랑]이 생각났다동일한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이며극적인 결말로 큰 파문을 남기는 영화는 그들의 전쟁이 얼마나 인류에게 큰 상처를 남길지 되새기게 한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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