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긴밀한 연결 - 유전자에서 행동까지 이어지는 뇌의 비밀
곽민준 지음 / 생각의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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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긴밀한 연결

유전자에서 행동까지 이어지는 뇌의 비밀

곽민준 ㅣ 생각의힘

 

이야기를 맛깔나게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아주 긴밀한 연결의 저자 곽민준은 이야기를 맛깔나게 잘 하는 사람일 것 같다다소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질 유전학과 뇌 과학을 이 책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어려운 것을 쉽고 재미나게 풀어내는 사람은 이야기꾼이다.

 

[대지]의 작가 '펄 벅'에게는 지적 장애를 가진 딸이 있었다그녀의 딸은 '페닐알라닌'이라는 아미노산을 몸 속에서 분해하지 못해 독성이 쌓여 뇌에 이상이 생기는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다지금은 펄 벅의 딸이 앓았던 질환의 원인이 밝혀지며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아이'를 바라보며 아파하는 부모는 없다유전자의 결함으로 발생하는 몸의 문제를 식이요법이라는 행동 교정을 통해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이다저자 곽민준은 프롤로그에서 펄 벅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유전자의 결함을 과학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그러면서 유전자를 놓고 인류가 벌였던 다양한 비윤리적인 행동이 얼마나 의미없음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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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다윈에서 유전자 가위까지 -유전학의 역사

 

다윈이 비글호 항해를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오는 부분으로 시작하여 2020년 노벨화학상에 빛나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마무리 되는 1부는 유전학의 역사를 이해되기 쉽고매끄럽게 설명하고 있다.

 

유전자 편집이 가능한 지금의 세상이 오기 전까지 많은 과학자들의 이론이시간의 순서대로 나열되며 유전학이라는 학문으로 발달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알고는 있으나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웠던 '자연 선택'을 시작으로 다윈의 유전이론인 '범생설' , 유전학의 기초가 된 '멘델의 완두콩 연구', 우수한 유전자를 남겨서 인류를 한 단계 올릴 수 있다는 어이없는 발상의 '우생학', 다양성을 이야기하는 '돌연변이설', 진화유전학자들의 오랜 연구와 실험을 통해 밝혀진 '염색체', 'DNA' 까지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정리되는 정보와 새로 추가되는 지식들이 생겨 재미있었다.

 

책의 1부 말미에 저자는 과학계의 합의를 깨고 크리스퍼 기술로 유전자 편집 아기를 탄생시킨 중국의 과학자 허젠쿠이를 언급하며 과학의 발전이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상기시키며과학자의 윤리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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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경발생유전학-뇌에서 나를 발견하다

 

뇌의 신경세포인 '뉴런'은 인간의 다른 세포들처럼 태어났을 때의 상태에서 바뀌지 않고사라지지도 않으며 그대로 유지된다또한 우리 삶의 변화를 기억하는 기능도 한다그러니 뇌는 나를 정의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나를 정의한다고 볼 수 있는 뉴런에 이상이 발생하면 우리 몸의 균형이 깨진다균형은 모든 것에서 정말 중요함을 새삼 다시 깨닫는다뉴런은 세포 분열을 일으키지 않으니 암에 노출될 가능성은 없으나 신경 발생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뇌를 구성하는 뉴런은 대부분 임신 초기에 만들어진 상태에서 평생 그 상태 그대로 유지된다.(p.129) 그러니 뉴런의 이상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정신 질환(자폐, ADHD, 뇌전증,조현병)은 파악하기 어렵고 고친다는 것은 더 어렵다하지만 저자는 과학계가 과거처럼 지금도앞으로도 계속 연구 중임을 이야기 한다또한 자폐의 사회성 부족을 다양성의 시선으로 볼 수도 있음을 말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시선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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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경행동유전학행동에서 인간을 마주하다

 

과학자들은 뇌를 연구하고유전자를 연구하여 인간의 기억은 물론 행동도 조절하거나 조작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아직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지만 영화 [토탈리콜처럼 기억을 조작하는 것이 '광유전학'을 통해 현실에서도 가능함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그렇다면 슬프고 괴로운 기억을 나의 기억에서 삭제하여 덜 상처 받으며 살 수도 있는 것이다하지만 기억을 삭제하고 새롭게 만든다는 것이 결국은 실제하는 경험과 조작된 경험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혼란을 야기 시킬 수도 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저자 곽민준은 유전자와 뇌그리고 우리의 진화에 대해 이야기 하며 파격적인 제안을 독자에게 한다그의 제안은 리처드 도킨슨의 [이기적인 유전자]를 버리라는 것이다도킨스가 제시한 유전자 결정론이 한때의 이론이며이젠 유전자 만으로 인간의 행동과 특성이 설명되는 것이 아님이 다양한 실험에 의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또한 유전자 결정론을 주장하는 도킨스가 우생학을 지지하는 태도는 옛 시대의 이론과 사상에 갇혀서 발전하는 사회를 따라오지 못하는 형국이라고 저자는 서술한다.그래서 저자의 제안대로 나도 이제 도킨스와 헤어질 생각이다과학의 발전이 누군가를 상처주거나 아프게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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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신경유전학 연구실에서 신경발달 질환의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대학원생인 저자는 우리에게 이 책을 통해 유전학의 역사신경발생유전학-신경행동유전학을 설명한다그는 우리가 신경유전학에 대해 제대로 알아 인간의 다양성을 이해하길 바라며그 스스로는 유전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정체성과 권리를 찾아갈 수 있게 돕겠다고 다짐한다그가 생각하는 과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사회라는 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행복이라 그의 문장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저자는 과학이 우리의 생활을 쉽고 이롭게 만들 수 있는 학문이 되어야지 우생학과 유전자 결정론처럼 차별과 구분의 도구가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이 책에 담고있다젊은 학자의 여정을 응원하며지지하고 싶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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