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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탐험대 - 양심이 깨어나는 시간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3
박현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2월
평점 :

『흉가탐험대』
양심이 깨어나는 시간
박현숙 장편소설 ㅣ 자음과모음
『흉가탐험대』 의 부제는 [양심이 깨어나는 시간]이다. 작품은 '양심'에 대해 독자에게 생각하게 한다. '양심'은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이다. 과연 우리는 얼마나 양심적인 것일까? 양심의 기준은 누가 정할 수 있을까? 나 스스로는 양심적이지 않은데 외부의 시선에 의해 세워지는 양심은 가치가 있을까? '양심'이란 주제로 다양한 질문을 만드는 책읽기였다.
'양심'이외에도 인간이 행하는 지나친 자기 방어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조화롭게 배치하여 각기 다른 주제로 접근하여 생각할 수도 있는 작품이다.
겨울방학 캠프에 참가한 뒤 비밀이 생긴 도수, 서린, 수민. 아이들은 죽은 영혼을 만난다는 유명 유투버 닥터쌩의 '흉가 탐험'을 신청한다. 탐험을 신청한 흉가는 지난 겨울방학에 참여했던 캠프 장소와 가까운 초록대문 집이다. 밤마다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초록대문 집에서 아이들은 캠프에서의 사고 이후 죽은 해초의 영혼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인간은 누구나 두려움을 피하려 하고, 위험에 빠질 것을 염려하며 자신을 방어한다. 모두 인간이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본능이다. 하지만 이것이 지나치거나, 극히 이기적일 때에 누군가는 피해를 볼 수도 있다.
해초의 죽음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불명확하자 경찰들은 참고인 신분으로 아이들을 불러 심문한다.이에 도수의 엄마는 불쾌함을 내비친다. 그 누구도 도수를 의심하거나, 도수를 추궁한 것이 아닌데도 도수의 엄마는 도수에게 말조심을 시킨다.
도수 엄마의 생각과 행동이 불편했다. 하지만 마냥 이해가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선의를 가지고, 타인을 위해 용기를 내어 행하는 행동들이 때론 칼이 되어 나에게로 돌아왔던 경험이나 일화를 우리는 종종 경험한다. 그렇기에 우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때때로 소극적인 태도와 함구를 행한다. 그건 어쩌면 사회를 믿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본 대로, 내가 들은 대로, 내가 행한 것을 전달했을 때의 순수한 나의 '양심'이 통하지 않음을 넘어 '손해'를 보게 되는 세상이라면 믿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양심'이 오히려 독이 되어 나에게 돌아올 수도 있다는 것이 내포되어 있는 사회에서 누가 양심을 지킬 것이며, 양심이 사라진 세상에서 나를 보호하기 위해 이기적으로 행하는 것을 누가 뭐라 할 수 있을까?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믿고 의지할 사람이 절대 주변에 없는 세상은 차갑고 삭막하다. 흉가에 서 있는 것처럼 등골이 오싹할 것이다. 오싹할 만큼 차가운 세상때문에 결국 한 아이는 죽고, 어린 친구들은 힘겨워하게 된 것이다. 양심을 지킬 수 있는 올바른 세상이 되길 바래본다.
부제처럼 '양심이 깨어나는 시간'이 아이들에게 온다. 해초를 죽음에 이르게한 누군가가 세상이 만든 법으로는 여러 이유로 감형되어 죄값을 제대로 치르지않을 수도 있음을 알게된 순간이다. 자신들이 주저했던 순간, 자신들이 입을 다물었던 순간, 자신들이 모른척 했던 순간들이 모여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자신의 죄를 몰래 숨길 수 있게 된 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양심은 쉽게 버려지기도 하고, 반짝 반짝 빛나기도 한다. 양심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버려진 양심을 다시 챙겨 자기 모습을 찾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자신의 버려졌던 양심을 깨어나게 한 세 명의 친구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