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사회 - 말해지지 않은 무궁무진한 여자들의 관계에 대하여
권김현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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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자매를 미워하기엔 인생이 너무 짧아/ 작은 아씨들
여러 시대 , 다양한 감독, 다양한 배우들에 의해 재해석되며 재생산되는 문학 작품 <작은 아씨들> 의 저자 루이자 메이 올컷은 여성의 참정권, 여성의 자립, 여성 공동체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졌던 작가이다. 하지만 여태 우리가 보아왔던 영화 속 <작은 아씨들>은 형제애, 가족애에 치중된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 <작은 아씨들>을 온전히 작가의 관점과 시선으로 해석한 감독은 '그레타 거윅'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레타 거윅은 헐리우드에서 배우로 출발해 이젠 자기만의 목소리와 행동을 보이며 많은 젊은 배우들의 지지를 받는 감독이 되었다. 그녀가 출연했던 영화 <프란시스 하>는 물론 그녀가 연출한 영화 <레이디 버드> <작은 아씨들> 은 나에게도 기억되는 멋진 영화들이다. 그녀는 계속 자신의 작품에서 여성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자들의 사회』 저자는 그레타 거윅이 영화 속에서 원작자의 의도를 살려 복원한 부분을 높이 사고 있다. 공감되는 지점이었다. 루이자 메이 올컷은 작품을 출간할 당시 출판사와 타협하여 진취적인 여성 조의 결혼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이를 그레타 거윅은 자신의 영화에서 조가 자신의 작품을 출판사에 넘기며 출판사가 마음대로 이야기를 바꿀 수 없도록 판권을 포기하지 않는 걸로 각색한다. 멋진 변주이다.


¶ 6. 이름을 기억할 것, 사랑할 것, 그리고 낙관할 것/ 소녀 연예인 이보나
저자가 찬사를 아끼지 않은 이 단편을 당장 읽고 싶어졌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며, 지배자의 기록이다. 그 역사 안에서 여성은 기록의 주체도, 기록의 대상자인 적도 드물었다. 그건 여성이 부족하고 존재감이 없어서가 아니라 경기장의 룰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장을 주도하고, 경기장의 룰을 만드는 사람들이 주로 남성이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소녀 연예인 이보나』를 소개하며 각 대상이 포함된 무리에게 부정적 이름을 붙여서 그 대상들의 이미지를 고착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한다. 빨리 읽어보고 싶다.


¶ 7. 이토록 다른 우리가 친구가 되기까지/청춘시대
드라마 <청춘시대>에는 서로 너무도 다른 두 청춘이 등장한다. 진명은 자신을 갉아먹을 정도로 시간을 쪼개며 다양한 알바를 하는 여성이며, 이나는 자신을 상품화하여 여러 남성들의 원조를 받는 여성이다. 둘은 서로가 가장 신경 쓰인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고 있지만 서로의 욕망과 약점이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의 아픔을 가장 잘 아는 것도 서로이다. 둘이 아프게 자신들의 방식으로 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권력과 돈이 있는 남자에 의해 여성의 가치가 결정되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하며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 8. 외롭지 않냐고? 고양이와 살면 되지!/ 고양이를 부탁해
모든 여성들이 그러하지만 특히나 '일하는 여성'들은 인간관계가 반드시 필요하다.(p.115) 왜냐하면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언제나 약자인 상태로만 살아갈 수 없으니 이 모든 것을 '용기'있게 훌훌 털어버릴 작당 모의를 함께할 친구가 절실한 것이다.(p.118)


¶ 9. 잊지 않기를 , 버텨내기를, 끝내 자유롭기를 /미쓰백
그냥 여타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줄만 알았다. 출연자들은 한물간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었다. 식상한데다 흥미를 유발시키지 않아 채널을 돌렸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나와 다르게 저자는 다른 걸 보았다. 감정을 감시받고, 통제 받으며 철저히 상품화 되었던 그녀들의 아픔을 본 것이다. '노출'이라는 키워드의 대상이냐와 주체이냐에 따라 그들의 무대는 그들에게 다르게 다가왔던 것이다. 저자의 바람처럼 그녀들이 버티고, 자유로워지길 바란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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