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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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7~133

 

●p.53
"(...) 봅시다, 어느 날 나는 조그만 마을로 갔습니다. 갔더니 아흔을 넘긴 듯한 할아버지 한 분이 바삐 아몬드 나무를 심고 있더군요. 그래서 내가 물었지요. <아니, 할아버지! 아몬드 나무를 심고 계시잖아요?> 그랬더니 허리가 꼬부라진 이 할아버지가 고개를 돌리며, <오냐, 나는 죽지 않을 것처럼 산단다.> 내가 대꾸했죠. <저는 금방 죽을 것처럼 사는데요.> 자 누가 맞을까요, 두목>"
(...)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 듯이 사는 거나, 금방 죽을 것 같은 기분으로 사는 것은 어쩌면 똑같은 것이다. 그러나 조르바가 물었을 때 나는 그것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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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적인 호색한 '조르바'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움직이기 보단 사색하는 화자인 '나'에게 '조르바'는 또다른 방식으로도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음을 가르쳐주는 스승과도 같다.  조르바가 내뱉는 문장들은 다소 불편하고, 가벼워 보일 수도 있으나  내면에 숨겨진 뜻을 새겨서 생각해 보면 철학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도자기 만들기에 거추장스럽다는 이유로 손가락을 잘라냈다는 부분(p.29)에서는 무모함과 함께 열정을, 크레타 섬을 바라보며 반군들의 피로 일군 자유(p.36)에 대해 논할 때는 삶의 모순을, 아몬드 나무를 심는 노인과의 대화(p.53)에서는 삶을 바라보는 자세를, 타인의 삶에 개입하려는 '나'를 향한 충고에서는 인간의 오만함을 생각하게 해주는 조르바는 철학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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