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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공적인 연애사 - 당신을 사랑하기까지 30만 년의 역사
오후 지음 / 날(도서출판) / 2021년 10월
평점 :

원시 시대에는 관계의 정확성 때문에 모계 중심의 사회가 구성되었다. 지금까지도 현존하는 모계 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의 '모수오족'과 여성이 임신을 하면 동네의 많은 남자들과 잠자리를 가지게 하는 베네수엘라의 '바리족'은 여성의 가족들과 부족들이 아이를 함께 기르고 책임진다. 다소 개념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감정의 불필요한 소모를 배제시키고, 공동육아로 아이를 오래도록 살아남기기 위한 수단이었다니 이해가 가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 사회는 강고한 가부장제 사회였으므로, 여성을 동등한 인격체가 아닌 성적 욕망을 해소하고,대를 잇는 존재로만 여겼다. 자신들을 너무 사랑한 남성들은 따라서 자신들과 동등한 인격체인 남성들을 사랑했으며, 육체적으로 자신보다 더 아름다운 어린 남성을 선호하였다고 한다. 권력에 의한 관계이며, 지나친 자기애의 표현이다
중세시대에는 기독교가 지배하며 간음은 물론 성관계 자체를 좋아하지 않아 여성에게 순결을 강요하고, 여성 혐오적인 태도를 취했다. 따라서 애정 없이 가문을 위한 결혼을 당연히 여기게 되며, 부부끼리인데도 내외하며 서먹서먹하게 지내고, 욕망을 절제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노력이란 말인가.
✍ 극도로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남녀관계였던 원시시대를 넘어 고대와 중세는 점점 권력 중심의 가부장사회가 자리잡으며 여성을 억압하고 차별하며 그것을 당연시 여겼다. 여성과 남성의 성적인 관계도 사회와 정치, 종교, 가치관의 영향으로 다양한 변화를 겪어왔다는 것이 수긍이 간다. 근친상간, 일부다처, 동성애, 아동성애, 일부일처, 혼외정사 등 지극히 성에만 집중했던 시대를 지나 이제 '로맨스'가 탄생하는 근대는 좀 더 달달한 이야기로 채워져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