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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1 - 미조의 시대
이서수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21년 9월
평점 :

¶타인의 삶/김경욱
● p.135
역시 처음 듣는 얘기였다. 내가 모르는 전혀 다른 사람의 인생을 듣고 있는 것 같았다. 진짜 삶은 삶이 끝난 뒤에야 드러나는 것인가. 아버지의 마지막 말도 마지막 순간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일까.
¶ 나뭇잎이 마르고/김멜라
● p.155
체는 모든 것을 다해 말했고 모든 것을 다해 웃었다. 그녀가 내뱉는 소리 하나, 음절 하나에 그녀라는 존재가 온전히 녹아 있었다. 한때 앙헬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그녀처럼 말하고 그녀처럼 웃기를 바랐다.
¶ 만나게 되면 알게 될 거야/박솔뫼
● p.203
준우를 알게 된 그때부터 지금까지 서원이가 준우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은 두 가지였다. 1.사랑은 어느 때 나에게 찾아오고 나는 그것을 두 손으로 움켜쥘 수 있는가. 2. 나에게 일어났는지 아닌지 알 수 없었던 일들이 어느 날 나를 찾아오면 그것은 무엇이라고 이해하여야 하는가.
✍ 책의 목차 순서는 대상작이 먼저 배치되어 있지만 대상작은 마지막에 읽고 싶다. 작품으로 초면인 작가도 있고, 구면인 작가도 있다. 수상작품집은 매력있다. 좋은 글들을 한꺼번에 접할 수 있다는 매력.
김멜라 작가의 <나뭇잎이 마르고>속 '체'의 온 힘을 다하여 세상을 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구김 없이, 상대가 알아듣도록 필요하다면 여러 번이라도 어눌하고 자신있게 말하는 그녀의 말을 귀 기울이게 된다. 그녀가 내 앞에 있다면 작품 속 앙헬처럼 나도 체를 탁월한 이야기 꾼으로 느낄 것 같다. 체의 매력에 빠져서...
박솔뫼 작가의 작품은 이전에 접한 적이 있는데 역시 독특하다. 얼굴의 눈,코,입을 통해 내가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 간 사랑, 내가 인식했으나 놓치고 만 사랑, 나에게 다가온 사랑을 말한다. 콧물에서 시작해 콧물로 마무리하며 사랑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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