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플래그 도감 - 5000편의 콘텐츠에서 뽑은 사망 플래그 91
찬타(chanta) 지음, 이소담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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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플래그 도감]은 기발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좋아하지만, '사망 플래그'를 읽을 수 있는 분야의 영화는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책 속 플래그를 적용해 보기 위해 죽은 자가 나올법한 공포, 스릴러, 서스펜스, 전쟁 관련 영화를 앞으론 좀 찾아 보게 될 것 같다. '플래그'는 클리셰의 하위 개념으로 '복선'과 비슷한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어떤 조건을 만족했을 때 해당 결과값이 나오는 것을 뜻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용어로 쓰이다가 일부 시뮬레이션 게임에 사용되면서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로 쓰임이 확대되었다고 한다. 책 제목이 뜻하는 그대로 [사망 플래그 도감]은 인물이 이런 행동, 이런 대사를 하면 곧 그 인물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을 친절하게 풀어서 나열한 책이다.

총 7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다. 액션, 서스펜스, SF, 호러, 대결, 패닉, 괴수와 좀비로 구분되어 각 파트마다 다양한 죽음의 사인을 알려준다. 액션 파트 여섯 번째 사망 플래그 <싸우는 도중에 회상 에피소드가 들어가는 사람> 에서 영화 <부산행>이 생각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죽음 직전 공유의 회상 장면말이다. 불필요한 장면이었다. 극의 흐름도 깨고, 너무나 이질적인 장면이라 불편했는데 혹시 '사망 플래그'를 위한 장치였으려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서스펜스 파트 이십 번째 <약물에 의존하는 사람>, 이십이 번째 <돈으로 살아남으려는 사람>, 이십삼 번째 <미인의 유혹을 받는 사람>들의 사망 플래그는 다소 교훈적이다. 약물에 의존하는 폐인은 약물을 구하기 위해 도덕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다양한 범죄에 가담한다. 어떤 분쟁에 휘말리더라도, 어떤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돈'이면 해결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사람은 악랄하고 파렴치하다. 범죄로 자신의 욕구를 쉽게 채운 방탕한 남자들은 여자를 도구로 생각하고, 욕구를 분출하는 대상으로만 생각하며 문란하다. 이런 인물들은 사회에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이다. 영화는 이런 인물들을 처단하고 정의를 수호하는 인물을 등장시켜 그들을 처리한다. 현실에서도 실현 가능한 플래그이다. 한심한 인물들의 끝이 어떤 모습인지 영화 통해 스스로 그들이 자각하여 자신을 개선하길 바래본다.

동료를 놓고 도망치는 인물, 용감함을 넘어 무지한 인물, 사당을 파괴하는 오만불손한 인물, 상대를 속이고 뒤통수 치는 인물, 동물을 학대하는 인물, 자연의 힘을 무시하는 인물 등 사망 플래그에 적용되는 비열하고 비겁한 모습을 보이는 인물들의 끝은 다 그들의 나쁜 행동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 악인의 죽음은 슬픔도, 동정도 발생하지 않는다.

CHAPTER 중간 중간 위트있는 만화와 진단 테스트도 유쾌하다. 만화 <사망 플래그 서바이벌 게임>은 사망 플래그를 너무 많이 알다보니 모든 상황에 플래그를 적용하여 오히려 조난 당하는 두 친구의 이야기가 웃프다. 또다른 만화 <데스 플래그 걸>은 꼭 함께 영화를 보면 스포를 일삼는 얄미운 친구를 연상하게 하는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다. [사망 플래그 도감}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낄낄거리며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유쾌한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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