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어린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열린책들 창립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NOON)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길들인다는 것'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고전 [어린왕자]는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익숙하고 친숙하여 읽었을 거라는 착각을 일으키게 만드는 고전 중 하나이다. 인류가 사랑하는 이야기 [어린왕자]는 우리의 잃어버린 순수성과 현대인들이 가지는 다양한 모순을 자각하게 해주는 안내자 역할을 함으로써 오래도록 사랑받았으며, 앞으로도 사랑받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경비행기 조종사인 '나'는 사막에 불시착하고, 그곳에서 이상한 차림새의 한 아이를 만난다. 아이는 자기를 B612라는 먼 행성에서 온 '어린 왕자'라고 소개한다. 어린 왕자는 '나'가 오랫동안 손을 놓았던 그림을 그리게 하며 자신의 별에 대해, 지구에서 오기까지 거쳤던 다양한 별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어린 왕자가 지구에 도착하기 전 들렸던 다양한 별들 속 다양한 군상의 사람들 중 세 번째 별의 '술꾼'이 제일 한심하게 느껴졌다. 난 음주를 즐긴다. 한 계단 기분을 올려주기도 하고, 생각이 폭발하여 다양한 비판과 감정을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에 술을 즐긴다. 술을 즐기는 나에게 "술을 먹는 자신의 모습을 잊기 위해 술을 먹는다"는 '술꾼'의 말은 비겁한 자기합리화로 느껴졌다. 술꾼은 '균형'을 잃은 것이다. 즐기는 것이 지나치면 중독이 된다. 중독자의 모습은 모두의 얼굴을 찡그리게 한다. 술꾼은 멈추지 못하였고, 자신이 앞으로도 멈추지 못할 것을 알고 있다. 그런 자신의 나약함을 잊기 위해 술의 망각을 이용한다는 '술꾼'은 평생을 휘청거리며 살아갈 것이다. 무언가를 온전히 오래도록 즐기기 위해선 멈추어야 할 때를 알고, 멈출 수 있는 자세도 필요하다. 모두의 인정을 받으며 제대로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잘 멈추어야 겠다.

작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의 경비행기 조종사 '나'처럼 비행기 조종으로 우편을 배달하기도 하고, 전쟁에 참가하기도 한다. [어린 왕자] 이외의 그의 작품들을 쭈욱 나열해 보면 그의 작품들이 그가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쓰여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어린 왕자] 속 경비행기 조종사처럼 작가 자신도 사막에 일주일간 불시착했었다고도 한다. 그는 사막에 불시착했던 기간동안 자신의 잃어버린 순수함을 일깨웠던 무언가를 만나고 그것을 형상화하기 위해 펜을 들었을 것이다. 작품 말미 어린 왕자가 모래사막에서 나무가 쓰러지듯 천천히 넘어져 사라졌듯이 그도 참전 비행 중 사라진다. 어쩌면 작품 속 어린왕자는 작가 본인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철학을 이렇듯 멋진 방법으로 세상에 이야기할 수 있는 '작가'라는 직업의 매력에 다시 한번 감탄한다.

[어린 왕자]는 전체적인 작품의 줄거리를 알지 못하다라도 개별적 이야기들만으로도 우리에게 다양한 사유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가볍지만 깊은 이야기들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서로 다른 색깔로 특별함을 선사할 신비로운 작품이다. 학창시절, 초보 엄마 시절, 사춘기 자녀를 둔 지금까지 여러 번 읽었지만 읽을 때마다 새로운 깨달음을 선사했던 [어린 왕자]는 앞으로도 오래도록 나의 곁에서 또다른 깨달음을 줄 것 같다. 많은 출판사의 많은 [어린 왕자]중 열린책들의 '황현산 선생님'의 번역이 가장 좋다는 추천을 받았다. 시처럼 아름답게 다가오는 문장들이 역시나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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