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들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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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11
우리는 어부들이었다.
1996년 1월, 가족 모두가 평생을 살아왔던 나이지리아 서부의 마을 아쿠레에서 아버지가 이사를 나간 이후 형들과 나는 어부가 되었다.

● p. 15
아버지가 욜라로 가면서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시간과 계절과 과거가 중요해지기 시작했고, 우리는 현재와 미래보다 그것들을 더욱 열망하고 탐하게 되었다.

● p.37
아버지는 독수리였다.
다른 새들 머리 위 높은 곳에 둥지를 틀고, 왕이 왕좌를 지키듯 어린 독수리들 위를 맴돌면서 그 녀석들을 지켜보는 막각한 새. (...) 모두들 아버지가 아쿠레를 떠나지 않았더라면 애초에 우리 집이 약해질 이유도 없었을 테고, 우리에게 닥친 것 같은 역경도 일어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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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부재에서 시작된 형제들만의 비밀. 시작은 맏형 이켄나였다. 같은 반 친구 솔로몬의 제안으로 시작된 낚시는 형제 모두의 일이 되었다. 그만큼 형제에게 맏형 이켄나의 존재감과 권위는 크다.

아쿠레 마을 사람들에게 버려진 강 오미알라에서의 낚시는 금기에 맞서는 행동이었다. 한때 숭배의 대상이었던 강은 외부의 종교가 들어오고 시대가 바뀌면서 사악한 곳으로 여겨지게 된다. 또한 접근을 막기 위한 방패로 온갖 소문이 난무하는 곳이 된다. 이곳을 아이들이 몰래 오랜 시간 드나들었다는 것을 알게 된 부모는 위험했을 순간을 상상하고, 그렇게 오랫동안 부모의 눈을 속인 것에 대해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아들들의 소식을 듣고 잠시 돌아온 독수리 같은 존재였던 아버지는 아이들을 따끔하게 혼냄과 동시에 '거대하고, 위협적이며, 막을 수 없는 힘을 가진 어부'가 되라고 충고한다. 더러운 늪의 물고기가 아니라 정신을 낚는 어부가 되라고 말이다.

아버지가 원하는 어부가 되기 전에 맏아들 이켄나는 흔들린다. 이켄나의 흔들림은 아버지가 없는 이 집의 모든 것을 흔들어 버린다.  첫 번째의 아이, 모든 경험의 처음을 선사했던 소중한 아이가 나에게 맞서 소리지르며 집을 뛰쳐나갔을 때 어머니가 느꼈을 좌절감과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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