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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유년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평점 :
● p. 189
"어느 집이든 링인거 건설에 돈을 내거나 노동력을 제공해야 합니다. 돈도 내지 않고 노동력도 제공하지 않고서 링인거가 개통된 뒤에 감히 그 물을 한 모금이라도 마셨다가는 그 집 문을 부숴버릴 테니 그리들 아시오."
● p.216
두바이가 말했다.
"싼지우가 죽기 전에 한 말을 함부로 입 밖에 내서는 안 되네. 나도 그 여자가 죽기 전에 내게 그런 말을 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거든. 그 여자는 아들 두류에게 촌 간부를 맡게 하고 싶다고 하더군. 언젠가 쓰마란이 촌장을 그만두면 두류가 그 자리를 이어받아 마을 일을 주재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거야. 쓰스, 자네는 동생이 죽기 전에 왜 그런 마음을 먹게 됐는지 알겠어?"
● p.303
수많은 사람들이 두바이가 했던 것처럼 물을 떠서 냄새를 맡고는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사람들의 얼굴에 두껍게 내려앉은 의혹과 불가해의 표정은 왜 산신총 사람들이 대대로 마흔 살 넘게 살 수 없는지를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진실했다.
✍ 예기치 못한 전개이다. 오랜시간 가족끼리 떨어져 지내며, 노동력을 제공하고, 피부도 팔고, 몸도 팔았던 주민들이다. 산싱촌의 모두가 타의든 자의든 그렇게나 링인거 건설에 매진했건만 앞으로 그들은 어찌되려나? 그들의 막막함과 허망함이 백분이해된다. 특히나 쓰마란과 함께 여생을 보내며 그의 아들 하나를 낳길 희망했던 란쓰스가 안타까웠다. 모두가 마을을 위해 그녀의 희생을 당연히 여기며 그녀를 도시로 보내는 부분에선 모파상의 [비겟덩어리]가 연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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